
금융권 IT개발 현장에 인공지능(AI) 접목이 활성화되고 있다. 금융 서비스·업무 자동화를 넘어 개발 영역까지 AI가 자리 잡으며, 기존 IT 인력 중심 개발 패러다임도 변화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AI 중심 개발 플랫폼 개념검증(PoC)을 추진한다. 은행 핵심 시스템인 코어뱅킹 개발 과정에 AI를 접목해 효과와 한계를 시험한다. 단순 툴 도입이 아닌 차세대 IT개발 환경을 AI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차원이다.
신한은행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생애주기(Life Cycle)별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개발 의뢰서 초안 작성, 누락 항목 제안, 스토리보드 생성 같은 문서 작업부터 분석·설계서 작성, 영향도 분석까지 포함된다.
코드 자동 생성과 표준 준수 여부 점검 등 코딩·코드 리뷰, 테스트케이스 작성과 데이터 생성까지 실험 대상이다. 활용 가능성 검토를 토대로 개발 프로세스 자동화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금융권에서 AI를 접목한 IT 인프라 개발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KB금융은 그룹 내 생성형 AI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부터 알고리즘, 상품, 개발까지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기 위해 테스트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인스웨이브 솔루션을 활용해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설계와 테스트 자동화에 AI를 접목한다. AI 기반 개발·테스트가 업계 전반에 확산하는 모습이다.
AI 기반 IT 개발은 금융권 IT 인력 조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개발자 개인의 경험과 숙련도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대신하는 표준화된 지능형 프로세스로 이동하며 인력이 대체되는 수순이다. 단순 코딩이나 기본 문서 작성 같은 주니어급 인력 업무는 이미 AI가 상당 부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폭증했던 개발자 수요가 진정된데다 단순 개발 업무는 AI가 맡고 있다”며 “개발 사이클 자체가 AI 중심으로 바뀌며 인력도 충원이나 이동도 줄어든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IT 인력 시장에서 신입채용과 이직 규모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AI 기반 개발·운영 프로세스가 금융권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AI를 활용한 IT 인프라 운영을 통해 반복 업무를 줄여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표준화된 검증을 통해 품질은 끌어올릴 수 있다. 인력 운영 효율화뿐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까지 창출하며 금융IT 조직과 운영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