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열린 제33회 파리올림픽 ‘근대5종’ 경기에서 우리나라 성승민 선수가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근대5종은 펜싱·승마 등 5종목으로 구성된다.
국내 말산업은 2022년 기준 3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경주마가 79%이고 승용마는 3%에 그친다. 말 사육마릿수는 2023년 기준 2만8000마리며 승용마 비중은 46% 수준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2009년부터 한국인 체형에 맞는 생활승마용 승용마를 개발하기 위해 ‘RDA 승용마’라는 이름으로 개량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RDA는 농촌진흥청 영문명(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의 약자다.
RDA 승용마는 국내 고유 품종인 ‘제주마’와 외국산 품종인 ‘더러브렛(서러브레드)’의 교잡으로 생산된 품종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승용마장에선 경주마에서 퇴역한 ‘더러브렛’을 승용마로 이용한다.
‘더러브렛’은 체고가 160㎝ 내외로 일반 성인이 승용마로 활용하기엔 다소 높고 제주마는 115∼125㎝로 지나치게 낮다. 축과원은 생활승마인 저변 확대를 위해 말의 체고를 한국인 성인 체형에 알맞은 145∼15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승마인이 선호하는 털색인 흑색·흑백얼루기 유전자형을 고정하는 연구, 승용마 품성 기준을 설정하는 연구도 추진 중이다.
효과적인 현장 실용화를 위해선 꾸준한 민관 협력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순치(길들이기), 보법 훈련(평보·속보·구보) 등 체계적인 훈련 방법과 승용 능력에 대한 적절한 평가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축과원은 올 3월 RDA 승용마 5마리를 선발하고, 10월 개최한 ‘제3회 국산마 품평회’에 민간조련센터에서 조련한 2마리를 출품해 전체 출품마 24마리 중 8·10위를 차지했다. RDA 승용마의 최종 목표는 민관 협력을 토대로 보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제3차(2022∼2026년)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이 시행 중이다. 축과원은 말 복지 가이드라인 설정, 사람과 말 교감 프로그램 개발, 품성 우수한 승용마 조기 선발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통해 향후 RDA 승용마가 승마산업을 활성화하고 말산업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새해엔 국민에게 RDA 승용마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민관 협력 연구의 길을 힘껏 달려보고자 한다.
강근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