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47〉대학의 역할이 변하는데, 평가는…?

2025-07-14

1위 세종대, 2위 경희대, 3위 KAIST, 4위 서울대, 5위 성균관대, 6위 한양대…

1위 충북대, 2위 전남대, 3위 경북대, 4위 원광대, 5위 충남대, 6위 부경대…

위 대학 순위는 어떤 순위일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학 평가에서 볼 수 있는 순위하고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순위는 최근 '에듀플러스'가 2025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대학의 기술이전 기술료와 기술이전 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대학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역할도 다양해진다. 대학의 전통적 역할인 학문탐구를 넘어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와 학생창업 지원으로 확대된다. 인재양성도 과거 '상아탑'처럼 학문 탐구를 위한 인재가 아니라, 사회·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한 축이 대학의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와 학생창업이다.

최근 '에듀플러스'가 보도한 '산학협력으로 다시보는 대학 지형도' 기사는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대학도 이제는 단순히 연구를 위한 기술개발이 아닌,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기술이전 사업화를 위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다.

기술이전 기술료 1위를 기록한 세종대는 지난해(2023년 기준) 약 38억원에서 올해(2024년 기준) 100원대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세종대·경희대 연구자가 동영상 관련 표준특허를 갖고 있는데, 대학이 표준특허 풀에 가입하면서 관련 회사로부터 경상수익을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런 결과는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10년간 시장을 통해 현실화 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창업도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에듀플러스' 보도에 따르면 학생창업 건수 기준으로 건국대·인천대가 76개로 1위다. 이어 연세대·한양대·중앙대·영남대 순이다. 학생창업 매출 기준으로는 한양대가 19억4042만원으로 가장 높고, 이어 서원대·건국대·연세대·경희대 순이다.

이처럼 대학 역할로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이전, 학생 창업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현재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대학평가에는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전히 대학 평가의 기준은 논문수, 연구실적, 졸업생 취업률 등이다. 이러다 보니 일부 대학은 실적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거나, 어느 교수가 논문을 표절했다거나, 유사한 논문을 작성했다는 등 문제들이 불거진다.

대학 평가 기준이 변해야 한다. 대학이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이전해 사업화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가 이뤄지면, 관련 학생을 해당 기업으로 취업시킬 수도 있다. 학생 스스로가 취업만을 위해, 특정 자격이나 공직 시험만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대학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런 부분을 대학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기술이전 사업화와 창업 부분에서 상위권 실적을 거둔 대학 중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일반평가에서 높게 평가를 받는 대학들이 순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세종대·경희대 등이 기술이전 기술료 수익 순위 1·2위를 기록했지만, 서울권 대학이다. 기술이전 건수 순위 대학은 원광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공립대학이다. 창업부분도 마찬가지다. 인천대가 1위이고, 6위에 영남대가 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일반평가에서도 상위권 대학이다.

정부가 대학의 기술이전 사업화와 학생 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라이즈(RISE,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에서도 이러한 사업부문을 강화해 지역 산업과 연계해 정주형 인재양성, 지역 산업 생태계 혁신 등을 추진해야 한다. 대학도 이러한 부분에 좀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 이 투자는 향후 대학에게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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