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 여파 속에 한미간에 당초 4일(현지시간)부터 개최키로 합의됐던 대북 핵억지력 강화 관련 회의와 연습이 전격 연기됐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3일 한국과 미국이 4∼5일 워싱턴DC에서 개최하기로 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보내온 답변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추가 공지 시까지 연기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일정을 새로 정하는 데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연기 사유를 언급하진 않았다.
한국 국방부도 제4차 NCG 회의 및 제1차 NCG TTX는 순연됐으며 한미는 적절한 시기에 이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 대표인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미 회의를 위해 미국에 도착한 상태다.
한국 측 관계자는 “국방정책실장이 미국에 가기는 했어도 이런 상황에서 회의와 연습을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CG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합의된 것으로 확장억제의 실행력 강화를 위한 한미 간 협의체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1차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당초 이 행사는 조 실장과 미국 국방부의 카라 애버크롬비 정책부차관 대행이 공동 주관할 예정이었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국군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 ‘계엄문건’에 따르면 국방정책실장은 ‘계엄준비 TF’의 구성을 주도하고 계엄기구 편성 등을 검토하는 직책으로 돼 있다. 그런데도 국방정책실장이 방미한 상황에서 계엄이 선포된 것은 비상계엄 준비가 극소수만 인지한 가운데 진행됐음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