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역직구’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역직구(해외 직접 판매) 수출액은 29억 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원화 기준 4조 2500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23억 400만달러, 3조 3800억 원)와 비교했을 때 26.0% 증가했다. 국내 e커머스는 물론 아마존·알리바바·쇼피 등 글로벌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한 역직구 시장은 팬데믹 전인 2019년만 해도 5억 6300만 달러에 불과했는데 5년 만인 지난해 5배 넘게 증가했다.
온라인 역직구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배경으로는 글로벌 K뷰티 인기가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에서 화장품의 비중이 57.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대형 뷰티 업체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리 중소 업체들의 제품이 미국과 유럽 선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e커머스를 통한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뷰티 다음으로는 패션(17.0%), 음반·비디오(6.4%)가 많이 팔려 K팝과 K패션에 대한 해외 수요가 e커머스에서도 확인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 소비자들의 역직구 규모가 가장 컸으며 미국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수출액 중 일본으로 향한 금액이 10억 44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미국(7억 50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약 70%를 기록해 성장세가 두드려졌다. 3위는 중국으로 지난해 역직구 수출 규모가 4억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역직구 규모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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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역직구 시장을 잡기 위해 e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신세계(004170)그룹은 중국 알리바바와 협업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계열사 G마켓 지분을 전부 현물출자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G마켓 내 약 60만 국내 셀러가 알리바바를 통해 전 세계 국가에서 e커머스 역직구 판매를 할 수 있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앞서 국내에서 먼저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 글로벌 플랫폼 아마존·쇼피에 비해 셀러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신세계와 협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커지는 역직구 시장의 과실을 해외 플랫폼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신세계 외에 해외 판매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이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선두인 쿠팡이 대만에 진출했지만 이는 현지에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까지 하는 방식이라 다른 국가로의 확장성은 떨어진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한국 e커머스 업체가 아마존·알리바바처럼 글로벌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신세계 협업 사례처럼 K커머스들도 국내 브랜드와 한국 셀러들과의 파트너십을 무기로 역직구 시장에서 판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