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세 달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결과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월(0%)은 물론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로부터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2%에도 못 미쳤다. 지난 5월(-0.1%)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은 0%로 보합을 나타냈다. 로이터 전망치(0.1%) 대비 디플레이션 압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CPI는 올해 1월 춘제(음력 설) 연휴 영향 등에 힘입어 0.5% 상승 이후 2월 0.7% 하락해 5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6월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지난달 다시 하락한 것이다.
중국의 음식 물가의 기준이 되는 돼지고기를 비롯한 식품 가격의 낙폭이 확대됐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식품 가격은 4.3% 떨어졌고, 돼지고기(-16.1%)와 계란(-12.4%)의 하락폭이 컸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1.9% 하락했고 휘발유 등 연료유도 7.1%나 떨어졌다. 가구와 가전, 스마트폰 등 정부에서 교체 지원 보조금을 지급하는 분야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저효과와 8월 식품가격 변동폭이 계절적인 수준에 미달해 CPI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대비 2.9% 하락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전월(-3.6%)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다. 중국의 PPI는 2022년 12월 이후 3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가 완화됐다.
국가통계국은 “8월 소비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됐고, 근원 CPI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며 “일부 산업의 수요와 공급이 개선되면서 PPI 역시 낙폭을 줄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