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원석(24·KT)은 2020년 SK(현 SS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3년 차던 2022년 규정이닝을 달성하며 비교적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SSG도 김광현의 뒤를 잇는 좌완 선발로 육성하려고 공을 들였다. 김광현은 오원석과 비시즌 일본에서 ‘미니 캠프’를 함께 하는 등 애정을 쏟았다. 오원석도 김광현을 우러러보며 잘 따랐다.
오원석은 지난해까지 129경기 27승34패 평균자책 5.13의 성적을 거뒀고, 시즌이 끝난 뒤 KT 김민과 트레이드돼 인천에서 수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김광현은 자신의 SNS 계정에 오원석과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가서 잘하자”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아쉬워했다. 추억은 묻어두고 이제 KT의 선발투수가 된 오원석이 ‘롤모델’ 김광현에게 당찬 도전장을 보냈다.
오원석과 김광현은 지난 16일 광주 KIA전과 인천 한화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변수없이 현재 로테이션이 이어진다면 두 선수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SSG-KT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KIA전에서 6이닝 1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끈 오원석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 팀에 있을 땐 대결할 기회가 없었는데 우상인 선배와 겨뤄볼 기회가 생겨 오히려 좋다”며 “이길 자신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SSG 타자들과의 승부도 피할 수 없다. 오원석은 “지고 싶지 않다”며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전부 삼진을 잡고 싶다”고 미소 속에 진심을 담았다.
오원석은 현재까지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 3.38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소형준에 오원석까지 힘을 보탠 KT 선발진은 평균자책 1위(2.38)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안정감을 보인다. 오원석은 “컨디션이 좋을 때와 나쁠 때 차이가 이전보다 크게 나지 않는 것 같다”며 “기복이 줄어든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짚었다.
트리이드, 특히 일대일 맞교환으로 이적한 만큼 반대급부 선수의 활약이나 성적이 신경 쓰일 수 있다. 김민은 SSG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9경기 평균자책 0.00을 기록 중이다. 오원석은 “그런 것을 의식하면 흔들린다. 더 잘하려다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내가 해야 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