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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정책에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 애플이 파격적인 국내 투자를 약속했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14조 원) 이상을 지출·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라며 이에 따라 일자리 2만 개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이날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벌오피스에서 회동한 바 있다.
이번 계획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새 공장을 짓고 ‘첨단 제조 기금’을 100억 달러로 기존 대비 두 배 확대해 인공지능(AI) 등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시간의 공급 업체 아카데미를 통해 소규모 기업의 제조를 돕고 미국 내 기존 공급 업체에 대한 추가 지출도 계획돼 있다. 이와 함께 이미 시설이 있던 애리조나·오리건·아이오와·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에서 데이터센터 용량도 확장하기로 했다.
쿡 CEO는 “미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게 돼 기쁘다”며 “혁신의 역사에서 놀라운 새 장을 쓰기 위해 미국 전역의 사람들·기업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모임에서 “쿡 CEO가 백악관 집무실에 와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멕시코에 있는 두 개 공장을 중단하고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며 “관세를 피하려는 것이 이유”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4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많은 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애플로서는 이 같은 관세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쿡 CEO는 트럼프 1기 때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관세 면제를 얻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