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조직도에는 기획과 전략,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각 부서의 배치와 이에 따른 인사는 실질적인 업무 기능뿐 아니라 기업의 생존 전략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조직 구조가 곧 의사결정의 단면으로 이해되는 지점이다. 이에 FETV는 주요 기업의 조직도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담긴 전략과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FETV=김주영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섰다. 글로벌 임상 진행이 본격화되고 해외 사업이 점차 확장됨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일본·중국 순으로 발달한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준비하기 위해 특허팀을 대표 직속으로 편제하고 글로벌전략실을 신설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서울 연구소 산하에 있던 특허팀이 대표이사 직속으로 이동했다. 최근 글로벌 임상 확대와 더불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지적재산권 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 특허팀 이동으로 앞으로 신약 개발 및 글로벌 기술수출과 관련된 특허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전략실이 신설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글로벌전략실은 기업설명회(IR)팀과 홍보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앞으로 늘어날 글로벌 임상 및 해외 파트너와의 소통 수요에 대비한 조직이라는게 한올바이오파마 측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전략실은 직접적으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이나 임상 운영을 맡고 있진 않다. 주요 해외 파트너사와의 소통은 미국 지사(HPI)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 전략실은 파트너사 홍보팀이나 IR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일부 지원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전략실 산하에는 사내 홍보팀도 포함돼 있으나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소속 구조가 명확하게 공유되지는 않은 상태다. 조직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인식 정립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분석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실은 IR과 홍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FDA 승인 등 해외 관련 이슈가 많아지는 만큼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전에 준비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조직 개편은 한올바이오파마의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 신약 바토클리맙과 HL161ANS를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에서 글로벌 임상 중이다. 특히 바토클리맙은 중증근무력증,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 갑상선안병증 등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 중증근무력증 임상3상과 염증성 탈수초성 임상2b상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글로벌 임상이 본격화되면서 한올바이오파마의 해외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 로이반트, 하버바이오메드 등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도 바토클리맙의 중증근무력증 및 갑상선안병증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조직 개편이 글로벌 시장 대응 강화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 아직 수출 실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요 매출원은 프로바이오틱스 의약품 바이오탑, 전립선암 치료제 엘리가드, 비흡수성 항생제 노르믹스 등 국내 제약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중인 신약들은 아직 허가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들은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다만 글로벌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허가 이후에는 본격적인 해외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