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주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올해 영업본부를 전략마케팅실로 개편하고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세일즈 오피스를 공식 조직도에 포함시키는 등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에 미주법인(SBA)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2024년 말 조직도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본부를 전략마케팅부로 개편하고 미국 뉴저지 세일즈 오피스를 새롭게 배치했다. 2023년 개소한 뉴저지 오피스는 2025년 조직도에 공식 포함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이 같은 조직 재편은 운영 성과와도 맞물려 있다. 2024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총 41건의 품질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건수 36건을 앞지른 수치로 과거 유럽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전략적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2021년 22건이었던 FDA 승인 수는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 비중에서도 미국은 단일국가 기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매출은 2022년 8540억원, 2023년 9711억원에 이어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미국 매출은 1조1741억 원으로 전체 매출(4조5473억원)의 25.8%를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직도 개편과 북미 세일즈 강화는 단순한 행정적 변화가 아니라 CDMO 비즈니스 중심축을 현지 고객 대응에 맞추려는 전략적 조정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삼성물산과 공동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유망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2022~2024년 사이에는 미국 유전자 치료제,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체, 리봏핵산(RNA) 기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텍에 투자했으며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 보유 기업에도 잇따라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올해 1분기 내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을 가진 미국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도 투자하면서 차세대 CDMO 역량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CDMO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장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건 단기적 수주를 넘어 중장기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도 주요 시장으로서 의미 있는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은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가 포진해 있으며 최근 2년간 수주 및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지역이다. 2024년 유럽 매출은 2조9633억 원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하며 지역 기준 1위에 올랐다.
일본의 경우 2024년 말 도쿄에 세일즈 오피스를 신설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 및 잠재고객사와의 거리감을 좁히고 보다 빠르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며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축 확장 전략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