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동급 모델보다 높은 수준의 '제값받기' 전략을 펼친다.
제네시스 미국판매법인(GMA)은 2026년형 'GV70' 부분 변경 모델 가격을 확정했다.
2.5T 기본 트림 기준 신형 GV70 가격을 종전보다 1785달러(약 260만원) 올린 4만9435달러(약 7160만원)부터 책정했다. 3.5T 최상위 트림은 7만1515달러(약 1억360만원)로, 1665달러(241만원) 인상했다.
신형 GV70 가격은 트림에 따라 BMW·벤츠 동급 모델과 대등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벤츠 GLC 미국 가격은 기본 트림 300 4만9250달러(약 7130만원), 고성능 트림 AMG 43 4MATIC 6만7100달러(약 9720만원) 수준이다. BMW X3은 기본 트림 30 xDrive 4만9950달러(약 7240만원)부터, 최상위 트림 M50 xDrive 6만4700달러(약 9370만원)부터 판매된다.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해 하반기 신형 GV80 미국 출시 당시에도 700~2500달러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신형 GV80 3.5T 최상위 트림 가격은 7만9800달러(약 1억1560만원)로 벤츠 GLE·BMW X5 동급 트림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제네시스가 고급차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신형 가격을 연달아 인상한 것은 독일 고급차와 견줘 디자인과 품질,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뒤질 게 없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형 GV70 상품성은 동급 모델을 압도한다. 날렵하게 다듬은 외관 디자인에 디지털 계기판을 디스플레이와 통합한 27인치 디스플레이, 고급 소재를 사용한 신형 스티어링 휠, 듀얼 존 공조기, 무선 카플레이 등을 추가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3대 중 1대를 미국에서 판매할 만큼 현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22만9532대를 판매했고, 미국에선 7만5003대(32.7%)를 판매해 역대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장벽은 향후 제네시스 현지 판매 성장세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 물량의 70%가량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