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전략 밝힌 K기업들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가 8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불확실성을 상수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공시한 4분기 잠정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에 대해 “좋은 숫자를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면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물류비·마케팅비가 반영된 결과라는 뜻이다.
조 CEO는 중국 가전기업의 위협에 대해선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조 CEO는 “제품 우위 유지 전략을 가져가며 갭(격차)을 더 벌릴 것”이라며 “원가경쟁력 부족을 인정하고 캐치업(따라잡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조 CEO는 LG전자가 먼저 시작한 가전 구독사업에 삼성전자가 뛰어든 것을 두고 “시장을 키울 긍정적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LG의 명확한 강점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라고도 했다. 지난해 2조원이었던 구독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CEO는 또 인도 시장에 대해 “모든 제품에서 1등하고 있다” “2년 연속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상 받았다”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인도 얘기를 하면 가슴이 뛴다” 등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인도법인의 IPO(기업공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기의 올해 신사업에 대한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미래 성장 기회인 인공지능(AI) 서버·전장(자동차 전자장치)·로봇·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장 삼성전기는 올해 소형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올해 시제품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양산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케이스 없이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화재 위험도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반도체 유리기판의 경우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오는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장 사장은 “특정 고객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미 여러 고객의 문의가 있다”면서 “올해 고객사와 함께 샘플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업용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을 소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세계 최초로 15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10개 언어는 실시간으로 자막 처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그는 “‘브리티 코파일럿’은 한국어를 해석하는데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라며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서비스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외에도 생성형 AI 플랫폼인 ‘패브릭스’와 업무 자동화 솔루션인 ‘브리티 오토메이션’ 등을 소개했다. 이 사장은 “이런 솔루션들을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클라우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CES 2025서 처음 공개되는 시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대표적인 제품이 노트북용 롤러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다. 4월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약점으로 꼽히는 접힌 자국을 최소화한 시제품과. 스마트 워치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도 이날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신기술은 IT 기기, 특히 노트북PC와 태블릿PC, 스마트 워치 제품의 사용 경험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