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유사통신망 통합사업, SDN 기반으로 구축해야…라우터 방식보다 미래 전장에 적합

2025-08-12

국군지휘통신사령부가 추진하는 'C4I체계용 유사통신망 통합사업'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방식이 아닌 기존 하드웨어(라우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 한국형 지휘통제체계(KCCS)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기반보다는 네트워크 구성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SDN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합 아키텍처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군지휘통신사령부는 최근 216억원 규모의 유사통신망 네트워크 통합사업 정보제안요청서(RFI)를 공고했다. 이번 사업은 물리적으로 분리된 6개의 망을 통합해 군 백본망의 운영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KCCS 구현을 위한 인프라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통합 C4I망에는 제로트러스트 기반의 통합 보안, 중앙집중형 자동화 네트워크 관리, 인공지능(AI) 분석 연동, SDDC 기반 클라우드 환경 지원 등 차세대 전장 요구사항을 반영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러나 합참은 2023년 수립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근거로 라우터 기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라우터 기반 망 통합 방식의 경우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언급한다. 특히 중앙집중 제어 불가, 자동화·가상화 미지원, 확장성 부족, 보안 취약성, 운영 비효율성 등 미래 전장 환경과 국방 디지털 전환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반면 SDN은 중앙에서 정책·경로 자동 제어, 제로트러스트 보안 구현, 클라우드·AI 연동,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이는 군의 디지털 전환, 보안 강화, AI 융합에 적합한 구조다.

또한 C4I체계용 유사통신망(전장망)은 생존성 확보가 필수인 만큼 라우터 기반 방식에서는 드론 촬영 영상이나 AI 분석 데이터 등 대용량 파일 전송 중 운영자 설정 오류로 인한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SDN 방식은 중앙집중 제어와 자동화된 경로 최적화를 통해 이러한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정적이고 원활한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는데 특화됐다는 의견이다.

SDN은 이미 미군, 한국군 광대역통신망(MBCN),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기술 검증됐다. 미군은 2021년 통합 네트워크 발전 계획에서 SDN 기반 통합망이 배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보안을 강화, 신속한 서비스 도입을 가능하게 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미군의 통신망과 육군 LAN 교체사업도 SDN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네트워크 업계 전문가는 “C4I 유사통신망 통합 방식 결정은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미래 전장 대응력과 국방 네트워크 운영 패러다임을 좌우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SDN과 라우터 방식을 공정하게 비교·평가하고 경쟁입찰로 예산 절감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