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씨, 그만 감옥 갑시다

2025-01-13

38년 전 오늘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하다 죽었다. 그의 나이 22세였다.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그건 38년 전처럼 누군가 고문을 당하다 죽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을 거다. 사찰과 도청, 검열과 강제납치와 고문이 일상이 될 것이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간첩으로 조작되고, 의문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나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아니 지금쯤 전쟁이 났을 수도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오늘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한 달이다. 그런데도 윤석열씨는 아직도 경호를 받으면서 관저에 숨어 있다. 관저를 요새화하고 있다고 하니 거기를 거점으로 권토중래할 날을 기다리는 것일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탄핵 인용이 아니라 기각으로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일까? 지지 세력을 모아서 내전이라도 벌일 기세지만, 분명히 말하는데, 윤석열씨 당신은 이미 내란범이고, 외환범이다. 지금처럼 관저에서 버티면 버틸수록 죄만 더 커진다. 다수의 국민들은 ‘내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윤석열의 체포, 구속을 바라고 있다. 그래야 법치가 살아난다.

그러니 윤석열씨, 찌질한 짓 그만하고, 관저에서 나와서 감옥에 가자. 당신이 감옥에 가는 일은 여러 면에서 좋은 일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니 경제에도 좋고, 정치도 복원될 수 있다. 감옥에 가서 탄핵 인용 소식 들으면서 자신이 행한 일을 반추해보는 것은 윤석열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다.

당신 때문에 국민은 ‘내란 불면증’

나는 감옥을 여러 번 다녀왔다. 그러므로 감옥의 현실을 잘 알기에 몇 가지 조언을 하겠다. 겨울에는 난방도 된다. 하루 세끼 밥도 1식 3찬 이상으로 충분히 준다. 방 안에 수도시설이 되어 있고, 수세식 화장실도 있으니 답답하긴 해도 생활하기에 큰 지장은 없다. 만약 감옥생활 중에 인권침해를 당하는 일이 있다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수 있다. 그러면 인권위에서 조사하러 나온다. 인권활동가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 감옥의 환경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개선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시라.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이미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당신 선배들도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다. 그들도 살았는데 윤석열만 못 살라는 법은 없다.

물론 술과 담배는 없다. 그러니 도리어 윤석열 당신의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매일 폭탄주로 폭음하면서 알코올에 찌들어 살았는데, 금주를 하게 되니 건강 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처음 얼마간은 금단현상이 올 것이어서 힘들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응이 될 것이다. 극우 유튜브도 볼 수 없으니 확증편향의 극단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참, 김건희 여사와 분리될 것이니 가스라이팅을 당할 일도 없다. 오랜만에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가 생긴다. 그러므로 몸도 정신도 건강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좋은 일은 더 있다. 낮에는 변호사들이 면회 와서 놀아줄 것이니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밤에는 오로지 감방 안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 길고 긴 밤, 고독을 벗 삼아 책 읽기 딱 좋은 환경이다. 세상의 책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만 있는 게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중에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아 센과 같은 이들이 쓴 책도 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꼭 읽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1980년 비상계엄하 광주에서는 어떤 비극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12·3 비상계엄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을 저지른 것인지를 알게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나라 위할 일은 자진출두

감옥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전국에 구치소, 교도소와 같은 수용시설이 55곳이나 되고, 그곳에 5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도 살고 있는데 감옥 가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어도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나라는 28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다. 무기징역을 받아도 두려워하지 마라. 진심으로 수형생활에 매진해 모범수가 되어 10년, 20년 살다 보면 감형될 수도 있다. 시간표 잘 짜서 열심히 살다 보면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은 간다.

체포되어 끌려 나오지 말고, 자진 출두해 수사를 받는 것, 그것이 윤석열 당신이 마지막으로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러니 관저에서 나와 감옥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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