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첫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이 예방수칙 준수와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의료기관을 찾은 30대 A씨가 약 한 달 만인 이날 일본뇌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당시 39도가 넘는 고열과 오한·두통·오심 증상을 보여 병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현재 의식 저하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A씨는 발병 초기인 급성기에는 병원을 찾지 않아 체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회복기에 실시한 항체 검사에서 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해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최근 캠핑 중 모기에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받지 않은 상태였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대부분 8~11월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9~10월에 환자의 80%가 집중된다. 올해는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늦은 시점에 첫 확진자가 보고됐다. 예년보다 약 한 달 반 늦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올해 유난히 무더운 날씨로 모기 개체 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환자는 50대 이상이 87.9%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과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된다면 고열, 발작, 목 경직, 착란, 경련, 마비와 같은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20∼30%는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뇌염으로 진행된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후유증이 오래 지속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암갈색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에서 서식하며, 국내 전 지역에서 이달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감시 결과 지난달 말(39주차) 기준 평균 108개체로 지속 발생하고 있어 물림에 주의해야 한다. 매개 모기가 활동하는 4~10월엔 야간(일몰 직후~일출 직전)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국가예방접종 대상인 12세 이하 어린이(2012년 1월 이후 출생자)는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또한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가운데 논, 돼지 축사 인근 등 위험 지역 거주자나 일본·호주·방글라데시·중국·인도 등 위험 국가를 방문할 사람에게도 접종이 권고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매개 모기가 증가하고 있고, 이달부터 일본뇌염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라며 "야외활동 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 대상자는 접종을 완료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의 〈일본뇌염 모기 물림 예방수칙〉
[야외 활동 시]
■ 모기가 활동하는 4월~10월까지 야간(일몰 직후~일출 직전)에 야외 활동 자제
■ 야간 외출 시 밝은 색 긴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 사용하기
■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 자제
■ 실내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 정비 및 모기장 사용 권고
[가정 및 주위환경]
■ 방충망 점검 또는 모기장 사용
■ 집주변의 물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은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 없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