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그룹들의 ‘케이팝 콘서트’가 잇따라 개최되며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티켓 가격’이 과연 적정한 수준인가에 대한 논란이다

최근 블랙핑크 제니의 첫 솔로 콘서트는 이 같은 티켓 가격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면서, 케이팝 콘서트 업계 전반의 티켓 가격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제니의 솔로 콘서트 티켓 가격은 최고가 22만원, 최저가 14만3000원에 달했다. 그런데 이 가격이 공연의 내용과 시간에 합당한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다.
실제 제니의 솔로 콘서트는 120분으로 예고되었으나, 실제로는 70여분 만에 종료됐다. 짧은 공연 시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팬들은 ‘소통 부족’까지 언급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아티스트의 역량과 무대 연출에 대한 긍정적인 평도 존재하지만, 상당수의 팬들은 티켓 가격과 실제 공연 시간 및 내용 간의 괴리를 지적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제니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미 케이팝 콘서트 시장에서는 티켓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공연계 전체 티켓 판매액은 1조 4537억원에 달하며, 이 중 대중음악 공연이 7569억원을 차지한다. 전년 대비 무려 31.3%나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전체 공연계 티켓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이며, 일부 대형 케이팝 콘서트들이 이러한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연 관계자들은 “대중음악 콘서트가 활발히 열린 덕도 있지만, 높은 티켓 가격이 압도적인 성장세의 배경이 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아이돌 콘서트에서 ‘20만 원대’ 티켓 가격은 업계 기준이 된 듯 보인다. 2022년 열린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의 티켓 최고가는 22만원(VIP석 기준)에 달했다. 불과 3년 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러브 유어 셀프: 스피크 유어 셀프 더 파이널’이 11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소속사의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도 19만원대로 책정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연 제작비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형 콘서트들의 티켓 가격 상승폭은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공연 시간이나 구성의 질적 향상 없이 단순히 유명세에 기대어 티켓 가격만 올리는 것은 팬들의 충성심을 악용하는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공연 관계자는 “마치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팬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제니의 콘서트 티켓 가격 논란에 대해서는 “단순히 스타의 인기에 기대 고가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팬덤의 이탈을 야기하고, 또 케이팝 시장 전체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이어 “핵심은 ‘가격 결정 메커니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티켓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그 가격에 상응하는 공연 시간과 내용, 부가적인 혜택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화려함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팬들이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