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에 인연도 없던 류현진에게 달려갔다…롯데 김진욱 “신무기 체인지업, 살아야하기에 물어봤다”

2025-03-14

롯데 김진욱(23)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을 치렀다.

이날 4이닝 1안타 1사구 5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

총 45개의 공으로 4이닝을 책임졌는데 최고 145㎞의 직구(18개)와 슬라이더(15개), 커브(8개), 체인지업(4개) 등을 섞어 던졌다.

개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김진욱에게 체인지업은 의미가 컸다.

김진욱은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공만 던질 수 없다. 다양하게 활용을 하려고 했고 체인지업도 상황이 되면 던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던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체인지업은 김진욱이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 장착한 ‘신무기’다. 실전에서 써 본 소감으로 “나름대로 타자 타이밍도 빼앗을 수 있었고 스트라이크도 던졌다. 물론 더 많이 던지고 연습해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괜찮다”라고 답했다.

이 체인지업에는 사연이 있다. 한화 류현진에게 가서 직접 배워온 것이다.

김진욱은 “지난해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 때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어서 류현진 선배님에게 가서 여쭤봤다. 시즌을 마치고 두 달 동안 준비하는 기간에 힌트라도 얻고자해서 여쭤봤다. 너무 잘 답변을 해주셔서 힌트를 잘 얻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장인’으로 유명하다. 원래부터 잘 던졌던 선수가 가르쳐주는 방법은 처음 익히는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었다.

김진욱 역시 류현진의 답을 듣고 조금 놀랐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다른 이론으로 말씀하시더라. 다른 감각으로 던진다고 하시길래 좀 놀라긴 했는데 KT (소)형준이 형도 똑같은 느낌으로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같이 연습을 해봤다”라고 말했다.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 곳곳에서 조언을 보탰다. 김진욱은 “반즈, 데이비슨 등 외국인 투수들도 차라리 중지를 세워서 던져보면 조금 더 각이 생길거다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중지를 세우는 느낌’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 김진욱은 “서클 체인지업에서 중지를 세워서 던지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너클 커브를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 약지에 좀 더 힘이 실리면서 손목이 자연스렵게 나올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주로 변화구 피칭을 많이 하면서 감각을 익혀나갔다. 김진욱은 “체인지업도 비율을 많이 가져갔다. 트랙맨 수치도 찍어서 더 보려고 했다”라며 “경기에 쓰는데까지는 2~3달 걸렸던 것 같다. 길게 보면 프로 데뷔 후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라고 돌이켜봤다.

김진욱이 개인적으로 연결 고리가 하나도 없던 류현진에게 무작정 달려간 건 절박함 때문이었다. 김진욱은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을 뛰었다. 계속 자리를 지키려면 자신만의 강점이 필요했다.

그는 “간절한 마음이 컸다. 나에게는 변화구 제구력이나, 체인지업 같은 공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가 더 잘하려면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1987년생, 김진욱은 2002년생으로 15년이나 나이 차이가 난다. 까마득한 선배에게 무작정 말 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진욱은 “조금은 망설여졌는데 내가 살아야하니까, 살기 위해서 갔다”라고 말했다.

당시 류현진에게는 놀라워하는 기색은 크게 없었다고 한다. 김진욱은 “워낙 많은 선수들이 물어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말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인연으로 종종 인사를 드리는 후배가 될 예정이다. 김진욱은 “눈 마주치면 인사를 한번 드리겠다. 앞에서 알짱거려야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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