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변경-무상감자-유상증자' 제주맥주에 무슨 일이

2024-06-23

'국내 1호 수제 맥주 상장사' 제주맥주가 무상감자에 이어 10억원 상당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지난 3월부터 최대주주 변경과 대표이사 교체, 유상증자, 무상감자 등이 연이어 발생하며 주가가 널뛰고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지난 20일 9억9899만원 상당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실시한다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발행 예정 주식 수는 86만4934주이며 발행 예정가는 1155원이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이금석(43만2034주), 페락스(34만6320주), 김기용(8만6580주) 등으로, 상장예정일은 내달 11일이다. 이번 유증은 1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라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한 증권신고서 제출이 필요 없어 지분증권 서류만 공시됐다.

이에 앞서 제주맥주는 사흘 전 80% 비율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제주맥주 이사회는 지난 17일 기명식 보통주 5주를 같은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결의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무상감자가 진행되면 자본금은 292억8346만원에서 58억5661만원으로 줄고, 발행주식 수는 5856만6901주에서 1171만3218주로 감소할 예정이다. 감자 이유로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들었다.

제주맥주는 무상감자 이전에 자본을 최대한 확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자본잠식률 제재 한도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결손금을 털게 되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사라지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감자에 나선 것"이라며 "10억원 상당 유상증자는 향후 사업적인 전략 관계를 고려한 지분 참여 성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맥주의 재정 상태는 나빠지기만 하고 있다. 2015년 2월 설립 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누적 적자만 이어졌다.

제주맥주는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상장 제도로 기업공개에 성공해 2021년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코로나19로 혼술 문화 확산 수혜와 국내 최초 수제맥주 상장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했다. 제주맥주는 2021년 72억원, 2022년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상장 이후 적자 폭은 더 커졌다. 지난해엔 영업손실 110억원을 냈고, 올해 1분기 기준 결손금은 877억원에 달한다. 특히 자본총계는 218억원으로 자본금(292억원)보다 적어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맥주의 자본잠식률은 23%다.

이밖에 정관 변경을 통해 발행주식을 1억5000만주에서 3억주로 확대하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각각 네 배씩 증액했다. 상장사가 CB, BW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만 손바뀜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제주맥주 주가는 1000원을 밑돌아 '동전주'로 전락했으나 최대주주 변경 공시 이후 주가는 1619원까지 올랐다.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되고 지난 21일 제주맥주는 전 거래일 대비 0.32% 내린 15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989원)와 비교하면 55.11% 증가했다.

제주맥주 인수합병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내달에는 또다시 최대주주 변경이 예고됐다. 현재 제주맥주의 최대주주는 자동차 수리 및 부품 기업 더블에이치엠이다. 더블에이치엠은 지난 3월 경영권 인수와 공시에 수옹투자조합과 지와이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하는 BW와 신주를 각각 발행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을 알렸다. 특히 지와이투자조합이 신주 931만987주를 배정받으면 제주맥주의 지분 13.71%를 소유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달 기준 더블에이치엠의 지분은 6.8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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