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IDT 인수 외형 2.5배 성장···백신 부진에 수익성 정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 Biologika) 인수 1년 만에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IDT가 흑자로 전환하며 그룹 실적의 중심축으로 부상했지만 본사 백신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연결 영업적자 탈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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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분기 연결 매출 1508억원, 영업손실 194억원

IDT 3분기 누적 매출 3413억원, 영업이익 143억원

IDT가 전체 연결 매출의 약 73% 차지

본사 별도 매출 571억원, 영업손실 252억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5년 3분기 연결 매출은 1508억원,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지만, 본사 적자가 여전해 영업이익은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396억원이던 손실 폭은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확대 부담이 여전히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큰 변화는 IDT의 체질 개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약 3300억원을 투입해 IDT의 지분 60%를 인수한 뒤 공정 효율화, 기술지원, 운영 구조 재편을 통해 단기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 기준 IDT의 누적 매출은 3413억원,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 239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IDT의 매출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전체 연결 매출(4672억원)의 약 73%를 차지하며 사실상 그룹 실적의 주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 확보 및 수주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생산 효율화와 품질 관리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CDMO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연간 매출이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본사 백신 사업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독감·수두·대상포진 등 기존 백신의 단가 인하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매출 소멸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겹쳤다. 본사 별도 기준 매출은 571억원, 영업손실은 252억원으로 여전히 적자 상태다.

다만 유통 부문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유통사업 관련 수익은 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사노피의 6가 혼합백신 '헥사심'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올렸고 영유아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그러나 베이포투스 100㎎ 제형의 품절 사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SV가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는 계절 바이러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공급 공백은 4분기 실적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노피코리아는 "100㎎ 제형의 추가 수입은 연내 어렵지만, 50㎎ 제형은 정상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적자 기조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손실은 1010억원, 내년 843억원, 2027년 673억원 수준으로 점진적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회사는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안동 L하우스 증축과 미국 cGMP 인증 준비 등으로 R&D 및 설비투자 지출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8년 폐렴구균 백신 상업화 이후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사가 향후 IDT를 통한 글로벌 CDMO 사업 확장에 성공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글로벌 생산 인프라와 자사의 백신 기술을 결합해 중장기적으로 위탁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지금의 백신 중심 구조에서 체질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적자 기조 속에서도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지난해보다 올해 투자 규모를 한층 늘릴 예정"이라면서 "폐렴구균 백신 상업화와 차세대 백신 개발, IDT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CDMO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