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울산화력 보일러동 기둥, 계획보다 더 잘랐나···전문가 “계획서 도면하고 안맞아”

2025-11-11

울산화력발전소 4·5·6호기 보일러동 사전취약화 과정에서 안전관리계획서와 다르게 현장 작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획서 상으로는 보일러동 기둥 상·하부 28곳을 절단하도록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상·중·하부 세곳에 40곳 가량 절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1일 HJ중공업이 작성한 <울산 기력 4,5,6호기 해체공사 안전관리계획서>를 보면 ‘보일러동 전도공법 발파설계 및 사전취약화 계획’ 부분에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이 명시돼있다. 사전취약화는 발파 때 구조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이나 철근 등을 미리 잘라 놓는 작업이다. 이번 사고는 사전취약화 및 방호 과정에서 발생했다.

계획서를 분석한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계획서 내 ‘사전취약화 계획’과 ‘발파계획’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사전취약화 계획의 도면을 보면 보일러동 기둥당 상·하부 14개씩 총 28곳의 사전 취약화(절단)를 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막상 발파계획을 보면 보일러동 1기당 40개의 성형 폭약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절단부 한 곳당 1개의 폭약을 쓴다고 보면 절단부가 12곳 부족한 셈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발파업체인 코리아카코가 현장에서 기둥의 1m·12m·25m 등 세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있다.

최 교수는 “해당 세 지점에서 약 14곳씩 절단했을 경우 절단부가 발파계획과 어느정도 일치하게 된다”며 “취약화 과정에서 절단이 계획서보다 많이 이뤄졌다면 사전에 이에대한 구조물의 안정성 검토가 이뤄져야 했는데, 어디에도 검토를 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기둥에 계획 대비 많은 절단이 있었다면 보일러동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코리아카코가 지난 3월 서천화력발전소 보일러동 발파 실패를 의식해 계획서보다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파가 실패해 보일러동이 제대로 전도 되지 않으면 후속 작업이 상당히 힘들어 진다”며 “확실하게 무너트리기 위해서 절단을 더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서천 화력도 동일한 구조였는데 제대로 발파되지 않았다”며 “이번 울산에서는 절단 개소를 더 많이 하는 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계획서와 도면이 안 맞는 것같다”고 말했다.

코리아카코 측은 “울산 현장 대응에 전 인력이 투입돼 있어 현재로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낮 12시쯤 붕괴된 5호기 좌우에 있는 4·6호기에 대한 폭파해체를 완료했다. 폭파에는 20층짜리 건물을 5초 만에 쓰러트릴 수 있는 폭약 140㎏과 기폭 장치 120개가 사용됐다.

중수본은 발파 성공 및 안전이 확인된 오후 3시40분부터 구조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5호기 잔해 상판 끝부분을 400t 크레인으로 고정한 뒤 잔해의 하부를 잘라가며 수색 및 구조하는 방식이다. 수색 작업에는 구조대원 70여 명과 민간 해체전문가, 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구조 대상자는 총 4명으로 사망이 추정되는 2명은 위치가 파악됐고, 다른 실종자 2명은 수색을 해봐야 한다. 중수본 관계자는 “빔커터기 2대를 우선적으로 투입해 위치가 확인된 실종자부터 구조할 계획”이라며 “구조대원들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24시간 구조체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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