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구, 제주의료원 내과 과장
어느날 환자 한 명이 떠 밀리듯 진료를 보러 내원했다. 그 환자는 얼굴과 손, 발 뿐만 아니라 가슴이며 등까지 오목부종이 심한 상태였고, 눈꺼풀까지 부어 앞도 잘 보지 못 하는 정도였다. 환자의 말을 들어보니 6개월 전부터 몸이 점차 붓기 시작했는데, 부종 이외에 다른 증상은 없다고 했지만 짧은 몇 마디를 하는데도 숨이 차 보였다.
몸이 붓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환자는 ‘심부전’이 원인이었다. 환자를 설득해 어렵게 입원 치료를 하기 시작했는데, 운이 좋게도 약물 반응이 좋아 약 2주간의 짧은 약물치료만으로 부종이 많이 빠지며, 숨찬 증상도 호전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심부전’은 국내 사망 원인 중 암 다음을 차지할 정도로 암 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이다.
심장은 우리 몸의 혈액을 여러 장기에 원활하게 공급하고 순환을 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심부전은 바로 이 심장의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순활을 제대로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심부전 증상 중에는 먼저 호흡곤란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호흡곤란은 가만히 있을 때에 발생하는 호흡곤란은 물론, 운동 시 발생하는 호흡곤란이나 누웠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을 통틀어 말한다. 특히 어느 정도 진행된 심부전 환자 가운데에는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누웠을 때 호흡곤란이 심해져 잠에 제대로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어 가장 흔한 증상에 오목부종이 있다. 오목부종은 다리, 팔 등의 피부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그 부위가 움푹 들어가 상당 시간 머물러 있는 부종을 말한다. 앞서 소개한 환자도 전신에 오목부종이 생겨 내원했다. 오목부종은 주로 다리 부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 환자는 위 증상 외에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심부전은 유전적 원인도 있기 때문에 심장병 등 가족력이 있다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심부전 환자의 약 85%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부전은 기본적인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방사선검사에 더해져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만일 심부전으로 진단될 경우, 시술 및 수술적 치료는 물론, 약물치료와 함께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상에서 금주, 금연을 비롯한 저염식 등의 식습관 관리 및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습관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디 심부전의 치료는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임을 잊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