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파이브 “디자인하우스 '설계 역량' 차별화…올해도 성장”

2025-03-23

반도체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가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기존 디자인하우스 개념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디자인하우스 역할이 설계 도면을 제조용 도면으로 바꾸는 기존 임무에서 설계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를 단순히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설계도 가능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조 대표가 지난 2019년 설립한 회사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팹리스(설계)와 파운드리(생산) 사이에서 공정을 최적화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협력하고 있다.

조 대표는 기능이 복잡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디자인하우스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팹리스 기업이 연산과 추론을 수행하는 고성능 AI 반도체를 고객사 맞춤형으로 설계하려면 기존보다 더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가용 자원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디자인하우스에도 설계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반도체를 구조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과 설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증하는 시스템 레벨 엔지니어링이 디자인하우스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라며 “세미파이브는 이를 강화하기 위해 400명 이상 임직원 중 100명 이상이 설계와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고객사와 설계 단계부터 협력하는 방식으로, 4나노미터(㎚) 양산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팹리스 기업인 하이퍼엑셀·엑시나와 협업, 삼성전자 파운드리 4㎚ 공정을 활용한 칩을 이르면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리벨리온 AI 반도체 '아톰'을 삼성 5㎚ 공정으로 양산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불확실성이 높은 반도체 업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조 대표는 “하이퍼엑셀과 엑시나 등의 고성능 반도체 개발 수요가 견조하고, 자회사인 반도체 지식재산권(IP) 업체인 아날로그비츠도 성장세여서 올해도 실적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회사 성장을 위해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공급과 영업망을 확충하는 한편 스케일 업 차원에서 해외 업체를 중심으로 디자인하우스나 IP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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