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사석

2025-01-31

“덤도 아니고, 저렇게 퍼주나.” “무리수도 아니고, 꼼수지.” 어느 시장에서 상인들의 대화. 한 집이 다른 집들에 공격받을 형세다. “주전 야수들 포석이 좋습니다.” “사활을 건 주루. 끝내기 점수입니다.” 야구 중계 장면. 역전패당한 팀은 뒷맛이 쓰다.

위 문단에 일상에 쓰는 바둑 용어가 다수 있다. 그런데, 다소 생소한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사석(死石).

중국의 커제 9단이 지난달 23일 LG배 기왕전 결승에서 사석 규정을 어겨 기권패 했다. 사석은 죽은 돌. ‘잡힌 돌’ 혹은 ‘따낸 돌’이다. 그 사석을 통에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신설했는데, 커제는 탁자 위에 놔둔 것. 커제는 귀국 후 자신의 SNS 프로필을 ‘세계대회 8관왕’에서 ‘9관왕’으로 바꿨다. LG배 우승자는 변상일 9단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뜻이다. 한·중 바둑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다른 뜻의 사석도 있다. 사석(捨石)은 상대가 잡도록 유도하는 버림 돌을 뜻한다. 제 한 몸 버려 큰 실리를 얻는 작전에 쓰인다. 야구로 치면 희생타쯤 되겠다. 야구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글 첫 문단의 바둑 용어는 덤·무리수·꼼수·집·공격·형세·포석·사활·끝내기·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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