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중년 비극 다룬 연극 '양심이 있다면', '여성연극제' 무대에

2025-10-17

실화를 통해 고발하는 우리 사회의 고립과 무관심

여성 연극의 계보를 이어 나가는 연극인들 총출동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은둔 중년과 그 가족의 비극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무관심을 다룬 연극 '양심이 있다면'(작 이새로미, 연출 박혜선)이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씨어터 202 무대에 오른다.

극단 사개탐사가 만든 이 작품은 2025년 제10회 '여성연극제'의 '작가전' 상연작으로 선정되어 공연된다. 2025년 희곡 공모 우수상 수상작. 인천에서 발생한 은둔 중년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은둔 아들을 살해했다는 노모의 자백과 병환으로 사망한 노모가 백골이 되어서야 발견된 은둔 딸의 사례는 모두 주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비극이었다.

희곡 '결혼전쟁: 삼학의 여인'으로 2023 '목포 토속문화 창작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이새로미는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해 온 힘은 '우리'라는 문화적 단결성에 있었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이웃의 소리가 다시금 우리의 이야기로 들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박혜선 연출은 "고립과 은둔은 청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변화 속에 중·노년층도 도태와 낙오라는 이름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단 사개탐사는 가정폭력, 이민자 고립, 이기적 민족주의 등 사회와 개인의 모순을 꾸준히 탐사해 온 단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사회적 비극을 깊게 다룬 주제와는 달리 풍자적 캐릭터를 배열하며 만화경 같은 우리의 일상을 직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재미를 기대하게 한다.

제10회 '여성연극제'는 오는 11월 16일까지 한 달간 개최된다. '연출가전'에 극단 초인의 '낙월도'(천승세 작, 이상희 연출)를 시작으로, 한국여성연극협회 주최 공모에 당선된 '작가전'에 프로젝트 한민규의 '말, 하지 않더라도'(김진아 작, 한민규 연출), '세대 공감전'에 에이치프로젝트의 '서찰을 전하는 아이'(한윤섭 작, 전지혜 연출), '기획 초청'작으로 씨어터 백의 '더 클래스'(마트야스 주판치치 작, 백순원 연출) 등 총 5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부대행사로 10월 24일 15시 서울연극센터(혜화역 4번출구) 3층 스튜디오에서 한국 무대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무대미술가 신선희 선생이 '세대 공감 강연'을 진행한다. 또한 2026년은 제1세대 희곡작가 박현숙 선생과 김자림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1월 7일 15시 서울연극창작센터 2층 연극인 라운지에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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