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정의 더클래식 in 유럽
피아노의 진짜 이야기②
가장 유명하고 뜨거운 피아노 협주곡을 샅샅이 훑어드립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그리그의 협주곡입니다.
이 작품들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요? 왜 이렇게 유명한 걸까요?
이 음악들은 11월 25일 중앙일보 6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한번에 들을 수 있습니다.
최상의 기량을 선보이는 피아니스트 이진상ㆍ박종해ㆍ김도현이 각각 연주합니다.
피아노 협주곡의 ‘삼대장’을 더욱 감동적으로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저희 이번 여름에는 결혼하고 싶어요. 그러지 못할 일이 생기지만 않는다면요.”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가 28세에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성악가인 데지레 아르토와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이다. 그해 봄날, 음악회 이후의 만찬 자리에서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여느 청년이었다면 있음직한 러브 스토리였겠지만, 차이콥스키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아버지, 동생, 친구, 후원자까지 결혼을 반대했다. 차이콥스키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더 그랬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의 뚜렷한 동성애 성향이 큰 원인이었다. 여성과 결혼해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는 이제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모두 이 결혼이 재앙일 거라고 경고하더군. 하지만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
이 여성의 이름을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차이콥스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1번에 그 이름이 숨어 있다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가 두 개의 음으로 옛 사랑을 숨겨 놨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