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보수] "그들 만큼" 채상병도 특검법 원할까

2024-07-04

"A는 너 사고에 대한 진상조사를 이슈화하자고 하더라. 나는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보수가 제대한 후에 선배 B에게 들은 얘기다. 군에서 외박나왔다가 전철에 치어 국군수도통합병원 중환자실에서 한달간 혼수상태일 때 선배들간에 나눈 대화였다.

보수는 신병교육대 시절, A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같이 한국 사회 모순 구조를 깰 변혁에 대해 토론하고, 같은 구호 아래 시위하던 선배다. 당시 화염병을 잘 던지기로 손꼽히는 운동권이었다.

보수는 부대의 걱정을 듣는 관심 사병이 아니었다. 신병교육대에서 동기들이 써내는 모범훈련병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자대로 배치되었을 때는 동기 6명을 대표해 중대장에게 신고했다.

신병교육대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공산주의를 막아야 한다"는 교관에게 "공산주의의 반대말본주의"라고 말한 적은 있다. "군대는 공산주의만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도 했다.

자대에서 유격 훈련 나가서는 동기들이 낙오해 트럭 타고 올 때 혼자서 걸어서 부대로 복귀했다. 덕분에 외박을 나오게 되었는데, 소대 고참이 나갈 기회를 가로챈 모양새다 화근이 됐다.

태권도 교육 한다면서, 고참 한명이 어깨를 누르고 두명은 양쪽 다리를 찢었다. 행군으로 짗친 허벅지에는 피멍이 들고, 터지고 까진 발바닥은 더 쓰라렸다.

보수는 50대가 되어서야 그 사고로 자신이 오랜 기간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질곡에서 헤멘 원인을 이해했다.

하지만 그 시절 고통을 줬던 군대 고참들에게 적대감을 가져본 적은 없다. 개인의 인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했다.

채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를 봤다. 특검법의 국회 표결을 밀어부치는 민주당의 주장도 들었다. 채상병 인권이 아닌 다른 큰 뜻이 있다는 생각이다. 보수가 아는 '그들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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