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내후년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가동을 앞두고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과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창출하고, 추후 상업화 과정에서 고객사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K-바이오랩허브사업추진단 관계자들과 만나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하며 '한국형 랩센트럴'을 지향하는 K바이오랩허브는 글로벌 의약·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현재 입주공간과 시험장비·시설, 멘토링,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종근당, 동구바이오제약과 혁신 바이오기업 발굴·육성,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공동 기획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만남 역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K바이오랩허브와 협업하며 유망기업 육성·발굴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K바이오랩허브는 약 45개 입주·멤버십 기업의 회사 소개자료를 협력 기업·기관에 공유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유도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엄선된 유망기업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7년 문을 여는 송도 공장 내에 캠퍼스 내에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를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공용 실험실과 연구장비, 투자유치, 특허·법률·기술이전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바이오벤처는 세포주, 공정 개발 등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관계를 이어가는 경향이 큰 만큼,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가 잠재 고객사를 선제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달 바이오 USA 현장에서 발표한 영국 이중항체 개발 스타트업 오티모파마와의 항체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이 비슷한 사례다.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당시 “현재는 임상에 필요한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지만, 혁신신약으로써 상업화가 되면 계약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개발기업 피노바이오에 지분을 투자하고, 국내 신약개발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는 ADC 툴박스 구축 업무협약을 맺는 등 스타트업을 통한 ADC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벤처와 초기 단계에서 협업하면서 임상 시료와 상업 생산 등의 수주까지 이어지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면서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는 3공장 내에 구축할 계획으로, 아직 국내 바이오벤처와 구체적인 협업 계획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