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은 두 개의 점을 잇는 가장 짧은 하나의 선이다. 우리는 이제 너무도 직선에 친숙하다. 직선적 환경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사냥하고 밤에는 쉬던 시대의 시간은 낮과 밤으로 구별되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욕구의 증가는 시간을 톱니바퀴로 표시하는 직선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시간은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결국 단위시간에 누가 더 많은 것을 갖는가를 계량하게 되고, 크고 작음의 비교는 한없는 욕망을 만들어 나갔다. 결국 기준이 되는 직선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수많은 직선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들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찾아 직선으로 움직인다. 폭포가 그렇고 유리창의 빗물은 직선을 그린다. 하지만 강물은 굽이굽이 돌아 흐른다. 높은 산정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내려다보면 저 멀리 구불구불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을 보게 된다.
평탄한 평야에서도 산과 산 사이에서도 구불구불 흐르는 강은 평화를 느끼게 한다. 구부러진 강은 물을 공급하여 주변에 마을을 만들었다. 강은 휘어져 흘러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키운다. 강은 굽어서 온전히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물의 양이 많고 거세면 더욱 굽어져, 곡류(曲流)를 만들어 가야 할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부딪치면 피하고, 멀어지면 인내하고, 늦어져도 서두르지 않으며 묵묵히 자기의 일을 다하는 강물이다.
휘어져 이루어지는 목적 달성은 완벽하다. 강은 물론이고 뒤틀린 소나무에서도 궁극적 온전함을 본다. 대나무 숲에 들어가면 직선뿐인 듯싶지만, 대숲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끝은 적당히 굽어 쉼 없이 바람에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직선과 곡선의 어울림 속에서 아름다움과 여유를 보게 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향해 그렇게도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여유롭게 그리고 도도하게 구불구불 돌아 흐르는 강물 같은 곡선의 삶을 살 수는 없는가.
취업은 의사나 판검사가 된다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기업에 취업하면 최선이고, 사무관(5급 공무원)으로 취업하거나 교사로 취업하거나 중견기업에 취업하면 차선이며, 9급 공무원으로 취업하거나 순경으로 취업해도 선망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