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보 유출] 김범석, 이번엔 나올까…국회·경찰 동시 압박 속 청문회 '카운트다운'

2025-12-10

청문회 증인 채택에도 김범석 의장 '침묵'…출석 여부 최대 관심사

경찰, 쿠팡 본사 전격 압수수색…유출 경로·책임 규명 착수

쿠팡 주가 약세·이츠 성장세 둔화…소비자 이탈 가속 우려

국내 대표만 사퇴…지배구조 책임 회피 논란 재점화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 속에서 쿠팡이 경영진 교체라는 중대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오는 17일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출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사태 수습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청문회를 열고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따질 계획이다. 국회는 김 의장을 포함해 쿠팡 관계자 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회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고발 또는 강제 구인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의장은 그간 국회 출석 요구를 사실상 회피해 왔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운동 중 부상'을 이유로 불참했고 최근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의원들의 긴급 현안질의에도 '해외 체류'를 내세웠다. 클래스B 주식 기반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김 의장의 지배력은 70% 이상으로,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보호 의무가 가장 강하게 요구되는 시점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는 전날 송파구 쿠팡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출 경로와 시스템 취약점, 책임 주체 등을 다각도로 규명하고 있다. 국회와 사법기관이 동시에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김 의장의 결정이 향후 쿠팡의 대응 구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 의장이 청문회에 출석할 경우 직접 해명하며 위기 수습 의지를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여야의 강도 높은 추궁, 수사 확대, 출국정지 가능성 등 부담이 뒤따른다. 반대로 불출석을 선택하면 "모르쇠 경영"이라는 비판과 신뢰도 추락, 소송 확대 등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내부에서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직접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쿠팡 주가는 최근 약 26~27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연고점(34달러 안팎) 대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쿠팡이츠에서도 이용자 증가 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이달 1~7일 배달의민족 DAU는 1454만 명으로 전주 대비 35만 명 이상 늘어났지만, 쿠팡이츠는 798만 명으로 22만 명 증가에 그쳤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같은 기간 배민의 MAU 증가 폭은 120만 명(4.55%), 쿠팡이츠는 30만 명(2.26%)에 머물렀다. 정보 유출 사태가 소비자 이동을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범석 의장은 여전히 공식 입장과 책임 표명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 쿠팡은 국내 대표이사 교체라는 조치를 발표했다. 박대준 대표이사가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최근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발생과 수습 과정의 책임을 통감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내 경영 책임을 혼자 떠안는 모습이다.

쿠팡은 박 대표 사임 직후 미국 모회사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CAO & General Counsel)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로저스 대표는 법무·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내부 공지를 통해 "지금 우리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 이번 사태를 철저히 대응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보안을 강화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또 조직을 안정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모든 팀을 지원하는 데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질적 지배력과 의결권을 가진 김범석 의장은 물러서지 않고 국내 대표만 책임을 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3,370만 건의 대규모 정보 유출로 국민 대다수가 피해자가 된 상황에서 김 의장의 출석 여부와 대응 방식이 쿠팡의 향후 책임 논쟁과 신뢰 회복 가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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