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령탑은 선수들이 훈련량을 줄이고 모든 체력과 집중력을 경기에 쏟아붓기를 바라는데 선수들은 불안해서 쉬더라도 야구장에 나가서 쉬겠다고 한다.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SSG 이야기다.
이숭용 SSG 감독은 9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최근 선수들에게 훈련양을 줄이라고 얘기한다. 최정·한유섬 등 고참 선수들부터 훈련양이 엄청 많다. 좀 쉬다가 연습에 늦게 나오게 하는데 선수들이 그걸 못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가을캠프 때 훈련양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스프링 캠프와 정규 시즌 초반인 3~5월까지 많은 훈련양을 소화하고 나면, 무더위가 오는 6월부터는 그간의 훈련 결과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모든 집중력을 경기에 맞춰야 한다. 선수들에게 공이 안 맞을수록 연습량을 줄이라고 한다. 그런데 불안하니까 계속 공을 치고 체력은 점점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 경기를 떠나도 경기 전 야구장에 미리 나와서 쉬겠다는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이 감독은 “코치가 ‘우리 팀은 훈련을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면 선수들이 다 나온다. 아예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라며 “그만큼 선수들의 열정이 크고, 이제까지 그렇게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훈련양을 줄이면 불안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 몸에 한계가 있으니 잘 쉬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진출을 첫 번째 목표로 상정한 이 감독은 더는 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기 전 실외 훈련은 취소하고 실내 훈련으로 갈음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몸 관리 때문에 경기 전 최대한 햇빛을 안 보게 한다. 게임에 임하는 것이 많이 힘들겠지만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KBO는 폭염 대책으로 클리닝 타임을 4분에서 최대 10분까지 늘릴 수 있게 했다. 전날 인천 KT전에서 클리닝 타임은 2분 연장해 6분간 주어졌다. 하지만 이 감독이나 선수단이나 큰 차이를 체감하지는 못했다. 이 감독은 “솔직히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전과 비슷했던 것 같다”며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선수단도 차이점을 확 와닿게 느끼진 못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