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5년 연봉 현황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 중 한 명은 김영웅(22·삼성)이었다.
2024년 연봉 3800만원을 받았던 김영웅은 295% 오른 1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팀 내 최고 인상률이다.
물금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영웅은 지난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31경기에서 7홈런을 쏘아올렸고 5월에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올시즌 28홈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겼다. 정규시즌 성적은 126경기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등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2홈런, 한국시리즈에서 2홈런을 기록해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기록한 최연소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4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큰 무대에서도 장타를 터뜨리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높아진 몸값은 그만큼 김영웅의 입지가 넓어졌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조짐이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현장을 떠올렸다. 당시 김영웅이 타격 폼을 수정을 했는데 박 감독은 “지금 상태에서는 경험치를 쌓는 동안 컨택 위주로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권유했다. 그러자 김영웅은 “시즌 끝나고 스프링캠프 오기 전까지 준비한게 있다. 겨울에 준비한 걸 캠프 기간 동안 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박 감독은 내심 대견스러웠다. 스스로 준비를 열심히 해서 믿음이 생긴 것 같은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영웅은 믿음에 대한 결과를 냈다.
돌이켜보면 오키나와에서 조기에 치른 연습경기들이 도움이 됐다. 삼성은 오키나와에 입성하자마자 일본프로야구팀들과 경기를 했다. 그런데 당시 연습경기의 성적은 처참했다. 7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특히 닛폰햄전에서는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상대 팀 선수들을 잇달아 맞혀 닛폰햄 감독이 항의를 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영웅에게는 자신이 만든 타격 스타일을 시험해볼 수 있었던 계기였다. 박 감독은 “김영웅이 지난해 그렇게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발판은 일본 캠프 연습경기에서 감각을 익혀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돌이켜봤다.
박 감독은 “그 때만해도 여론이 안 좋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그 연습경기를 통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경험을 쌓은 건 김영웅 뿐만이 아니었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제 김영웅이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박 감독은 김영웅 등 젊은 선수들에 대해 “지난해만큼의 활약을 하느냐 여부에 성적이 좌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22일부터 괌에서 1차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2월5일부터는 2차 전운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다음 시즌 준비를 이어간다.
김영웅에게도 이번 시즌은 의미가 크다. 그는 연봉 계약 후 “구단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된 것 같아서 기분 좋고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