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미-중 관세 전쟁으로 할리우드가 유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미국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한 중국에 대해 상호 관세율을 기존 104%에서 또다시 21%p를 올려 125%의 관세를 발표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기본 관세를 10%로 유지하는 한편, 상호 관세는 90일 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계속해서 높아지는 트럼프표 관세 정책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84%까지 올려놓은 상황이다.
양측 관세 전쟁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 영화 수입 금지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8일 블룸버그 통신은 신화통신의 수석 편집자인 류훙 등 관계자 발표를 인용해 중국 시진핑 정부가 발표한 잠재적 조치들에 '미국 영화 수입 금지 또는 축소'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류훙 수석 편집자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 외에도 금지 △펜타닐 관련 미·중 협력 중단 △미국산 대두·수수 등 농산물 관세 대폭 인상 △미국산 가금육 수입 금지 △미국이 흑자를 보는 대중국 '서비스 무역' 제한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지식재산권 사업 조사 등 6개 항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영화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는 87억 달러(약 12조 6900억원), 중국 박스오피스는 58억 달러(약 8조 4600억원)다.
중국 영화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영화 역시 할리우드 영화였기 때문에 '어벤져스: 엔드 게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아바타: 물의 길' 등 대작들은 중국 시장에서만 각각 수천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마인크래프트 무비'도 중국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개봉 첫주에만 흥행 수입 1450만 달러(약 211억원)를 거둬들였다. 이는 해외 수익의 10%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 영화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경우 할리우드는 최소 6억 달러의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유니버설 픽쳐스의 '드래곤 길들이기',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워너브러더스 '슈퍼맨 2025' 등 블록버스터 작품이 올 여름 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우려가 커졌다.
다만 이는 우려일 뿐 실체화된 것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마블의 '썬더볼츠*'는 오는 30일 중국 개봉을 확정했다. 만약 수입 금지 조치가 임박했다면, 개봉 일자가 확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중국 영화국도 아직까지는 할리우드 영화 수입과 관련된 지침 변경에 대한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