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수호 역사 나눈 한국·EU, 글로벌위협 대응”…EU 집행위원의 첫 방한

2025-09-15

“유럽연합(EU)와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깊은 역사와 가치를 공유하며 글로벌 위협에 함께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마이클 맥그래스(49) EU 민주주의·정의·법치주의·소비자 보호 담당 집행위원(장관급)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EU대표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이버 안보·개인정보 보호·소비자 안전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맥그래스는 이날부터 5일간 열리는 ‘제47차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총회’(GPA)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했다. 아시아에서 한국이 이 총회를 개최한 것은 홍콩에 이어 두 번째이자, 국가 단위로는 최초다. 그는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와의 협력은 신뢰할 수 있는 모범 사례”라며 “국경 간 데이터 흐름과 소비자 보호 강화가 이번 방문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EU는 현재 한국의 3대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원이다. 양측의 상품 교역액은 2024년 기준 1238억 유로(약 201조 6400억원)로 2011년 대비 96% 증가했다고 한다. 맥그래스는 “양측이 규칙 기반 무역과 디지털 신뢰를 확대해 글로벌 성장과 번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그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 대응을 두고 “사이버 안보는 국경을 초월한 공동 과제”라며 “한국과 체결한 안보·사이버 협력 틀 내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EU의 GDPR(일반 개인정보 보호법)이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집행위가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해석·적용 일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DPR은 유럽 시민의 데이터 권리를 전 세계 기업이 지켜야 하는 법안이다. 구글, 메타, 영국항공 등 글로벌 기업이 GDPR 위반으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지켜야 할 원칙으론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명확한 동의 절차 ▶데이터 암호화와 보안 강화 ▶데이터 삭제·이동 권리 보장 등을 포함한다.

맥그래스는 인공지능(AI)이 도래한 시대에서 적용되는 EU의 AI법안이 기술의 혁신을 제어한다는 우려에 대해선 “AI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리스크 기반 접근’을 취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 친화적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GDPR과 AI 법안, 디지털 서비스법 등 EU의 여러 디지털 법제 간 상호작용을 올해 말 발표될 디지털 옴니버스 패키지에 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간담회 이후 이어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맥그래스는 첫 방한에 대한 남다른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한국은 매우 아름답고 역동적인 나라”라며 “데이터·소비자 보호 외에도 무역·사법 분야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 이어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양국 관계는 강화되고 있으며, 2023년 정상회담 이후 더욱 발전해 왔다”고 했다.

맥그래스는 이번 방한 기간 한국기업과 한국소비자원, 개인정보위원회와 잇따라 만나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한 시장 관행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오늘 오후에는 한국 및 유럽 기업들과 회의를 가졌으며, 내일은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총회 연설과 법무부 장관 및 소비자 기관과의 양자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며 “EU와 한국이 디지털과 소비자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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