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가상자산 정책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에 더해,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자신의 ‘밈코인’(인터넷 밈에서 유래했거나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발행하면서다. 다만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코인을 발행한 것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나온다.
지난 18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4위(스테이블 코인 제외)인 솔라나의 개당 가격은 전날 대비 21.36% 오른 39만50원에 일일 거래를 마감했다. 솔라나의 가격이 폭등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솔라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솔라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밈코인을 발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밈코인 ‘오피셜트럼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오피셜트럼프는 지난해 7월 자신의 피격사건 당시 모습을 딴 밈코인으로,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트럼프 그룹 계열사가 80%를 소유해 거래 관련 수익을 얻게 된다.
가상자산 시황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상장 당시 가격이 1달러도 안 됐던 오피셜트럼프는 이틀도 안돼 1만% 넘게 가격이 폭등, 19일(한국시간) 오후 1시 기준 개당 34.99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만 약 70억달러(약 10조2165억원)에 달한다. 오피셜트럼프는 크라켄 등 일부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고 있으며,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는 상장되지 않았다.
솔라나 외에도 최근 비트코인,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장중 9만달러를 내줬던 비트코인은 일주일 동안 9% 넘게 올라 개당 가격이 10만4000달러를 웃돌고 있고, 리플은 같은 기간 28% 넘게 폭등하며 7년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트럼프 당선인이 리플과 비트코인 등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고 가상자산을 둘러싼 규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밈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이해상충 우려가 큰 만큼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영리단체인 캠퍼인리걸센터 이사 아다브 노티는 뉴욕타임스에 “(밈코인 발행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규제가 큰 폭으로 완화될 경우 금융사고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을 계기로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강화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