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미국발 호재에 한화·SK그룹주 ETF ‘고공행진’

2025-01-19

대기업 ETF 중 연초 이후 수익률 나란히 1·2위

정책 수혜 업종 다수 편입…추가 상승 전망

관세·보조금 불확실성에 ‘경쟁력 타격’ 우려도

국내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연초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과 SK그룹이 담긴 상장지수펀드(ETF)가 고공행진 중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본격 출범이 각 그룹주 ETF의 향방을 좌우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그룹 주요 기업들이 담긴 ‘PLUS 한화그룹주’의 연초 이후(1월 2~16일) 수익률은 18.42%로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중 가장 높았다. SK그룹 기업들을 담은 ‘KIWOOM SK그룹대표주’는 13.6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국내 ETF 시장에는 삼성·SK·LG·현대차·포스코·한화 등 6대 그룹에 투자하는 ETF가 상장돼 있는 상태다. 이 중 한화그룹과 SK그룹에 투자하는 ETF만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3위인 ‘ACE 포스코그룹포커스’(6.43%)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는 미국발 호재로 포트폴리오 편입종목들이 강세를 굳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PLUS한화그룹주’ 포트폴리오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수혜 업종이 다수 담겨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

‘PLUS 한화그룹주’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한화오션(25.55%)·한화에어로스페이스(19.98%)·한화솔루션(13.32%)·한화시스템(10.62%)·한화엔진(8.04%) 순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엔진은 조선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주, 한화시스템은 우주·방산주로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의 비중만 무려 64.19%에 달한다.

나아가 과거 트럼프 1기 당시 수혜를 입었던 금융주가 이번에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PLUS 한화그룹주’에는 금융주인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등이 총 8~9% 비중으로 포함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주 ETF의 편입종목들은 대부분 트럼프 수혜 기대감에 연초 이후 일제히 상승세를 그렸다”며 “특히 한화가 조선·방산 사업을 대표하는 국내 대기업인 만큼 트럼프 취임 이후에 상승폭이 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그룹에 투자하는 ‘KIWOOM SK그룹대표주’의 수익률 호조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면서 양사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25.29%, 17만1200→21만45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KIWOOM SK그룹대표주’의 연초 강세가 트럼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진 않았으나 취임 이후 방향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IWOOM SK그룹대표주’에서는 SK하이닉스가 ‘큰 형님’ 역할을 하며 가장 큰 비중으로 포함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히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한국산 반도체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시즌과 맞물리며 반도체 업종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으나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불확실성 등 트럼프발 악재를 간과하기 어렵다”며 “SK하이닉스가 그룹주 ETF에서 가장 비중이 큰 종목이기에 트럼프 취임 이후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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