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화한 리더가 퇴장을 불사했다. 그 배경은 유니폼을 잡는 동작이었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보다 더 높은 전투력을 요구하는 무대.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몸싸움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경기가 격해질 수 있다.
다만, 플레이오프나 챔피언 결정전은 팬들에게 축제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는 더더욱 매끄럽게 흘러가야 한다. 그래서 심판진은 불필요한 몸싸움을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 특히, 불필요한 손동작을 바로잡아야 한다.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도 그 중요성을 인지했다. 그런 이유로,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직전에 플레이오프 참가 팀 감독들과 30분 정도 회의를 실시했다. 이때 사령탑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경기본부의 전반적인 판정 방침을 설명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후, 판정과 관련된 좋지 않은 현상이 꽤 발생하고 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지난 17일 항의 중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다음 날 강한 항의 이후 퇴장 당했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마저 퇴장당한 이유. 안양 정관장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3차전 2쿼터 장면에 있다. 장재석(202cm, C)이 2쿼터 종료 1분 42초 전 수비 도중 조니 오브라이언트(200cm, F)의 유니폼을 잡아당겼다. 두 선수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는 하나, 이는 쟁점이 아니었다. ‘유니폼을 잡아당겼다’가 핵심이었다.
이를 인지한 김상식 정관장 감독이 사이드 라인에 있던 심판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경기는 진행됐고,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2쿼터 종료 1분 18초 전 격하게 항의했다. 코트 안으로 뛰쳐나오고 말았다. 결국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KBL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이틀 연속 감독 퇴장’이었다. ‘온화한 리더십’으로 알려진 김상식 정관장 감독이었기 때문에, 김상식 정관장 감독의 퇴장은 더 크게 다가왔다. 사령탑 없이 잔여 시간을 치른 정관장은 92-99로 패했다. 6강 플레이오프 3전 3패를 기록했다. 최하위에서 6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정관장이었지만, 정관장의 기적은 끝나고 말았다.
퇴장 당했던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17일) 경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 동안 많이 참고 있었다. 할 말은 정말 많지만, 여기까지 하겠다. 다만, KBL 농구와 선수들을 존중하고 있다. KBL과 KBL 구성원 모두가 잘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기자는 지난 7일에도 ‘몸 혹은 유니폼을 잡는 파울, 플레이오프 전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쓴 바 있다. ‘수비수가 공격수의 유니폼이나 몸을 잡을 때, 심판진이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불어야 한다’와 ‘유니폼이나 몸 잡는 파울을 강하게 불어야 한다.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바로잡아야 한다’가 기사의 핵심이었다.
이때 KBL 정규리그에 나왔던 잘못된 판정 사례를 언급했고, 이를 FIBA 주최 유로바스켓 예선전의 판정 사례아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관장과 현대모비스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중, 유니폼을 잡는 사례가 또 한 번 발생했다. 심판진은 이를 넘어갔고,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항의 끝에 퇴장을 당했다.
플레이오프가 이제 막 시작됐다. 더 높은 단계로 갈수록, 선수들의 투지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진은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당장 18일 오후 7시부터 열릴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수원 KT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그래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경기를 치르는 모두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심판진도 예외는 아니다.
사진 = TVING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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