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인도와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 위치한 LG 소프트웨어연구소를 방문해 현지 R&D 역량과 IT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LG 소프트웨어연구소는 해외 R&D 거점 중 베트남 R&D법인과 함께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2,000여 명의 현지 개발자가 webOS 플랫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며, 한국 본사와 협업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연간 100만 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풍부한 IT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R&D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지역이다.
구광모 회장은 “가속화되는 소프트웨어 기술 혁신에 대응하고 우수한 R&D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위해 글로벌 R&D 전략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계열사를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해왔다. 특히 LG전자는 현지 맞춤형 전략을 기반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며 뎅기 바이러스 예방 기능이 포함된 에어컨과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7시간 냉기가 유지되는 냉장고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을 선보여 왔다. 현재 LG전자는 수도권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지역에 추가 생산시설을 검토하며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인도 방문 이후 중동·아프리카의 핵심 거점인 두바이를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LG는 1982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LG전자 지점을 설립한 이후 현재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12개의 법인을 운영하며 판매, 생산,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국가별 경제 수준과 시장 구조가 상이해 경쟁이 복잡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 회장은 “이 지역은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핵심역량을 확보해 미래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LG는 인도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R&D 및 생산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