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톨릭 신자 수, 사상 처음 2000만명 아래로

2025-03-27

독일주교회의, 최신 통계 수치 공개

“2024년 한 해 32만명 교회 떠났다”

독일에서 가톨릭을 믿는 국민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독일은 16세기 마르틴 루터(1483∼1546)가 주도한 종교 개혁으로 개신교를 탄생시킨 국가이지만 신자 수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엇비슷하다.

2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가톨릭주교회의는 2024년 말을 기준으로 교회에 등록된 가톨릭 신자 수가 1976만9000여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2024년 한 해 동안 약 32만명이 교회를 떠나면서 전체 신자 2000만명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독일 인구 8500만명의 23.7%에 해당하는 수치다.

독일에서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등 종교 생활을 하는 이들은 소득세의 8∼9%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신이 믿는 종교 기관에 납부한다. 따라서 종교 기관이 거둬들이는 연간 수입의 감소분을 계산하면 얼마나 많은 신자가 종교 생활을 그만뒀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독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교구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 있는 쾰른 대교구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주교회의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같은 주에 있는 뮌스터 교구가 등록 신자 수 약 163만명으로 쾰른 대교구(162만7000명)를 제치고 독일 최대 교구로 떠올랐다.

독일은 종교 개혁의 나라다. 신학자 루터가 1517년 10월31일 로마 가톨릭 교리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시작된 종교 개혁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오늘날 프로테스탄트로 불리는 개신교의 출발점이 되었다. 가톨릭을 대표하는 로마 교황은 1521년 루터를 파문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고, 이후 유럽은 구교(가톨릭)와 신교(개신교)로 갈라져 싸우는 종교 전쟁의 시대를 맞는다.

오늘날 독일에서 가톨릭 신자는 프랑스와 가까운 남부 및 서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반면 중부와 북부 지역은 개신교 신자가 밀집해 있다. 개신교가 압도적인 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폼머른, 작센, 작센·안할트, 튀링엔 등 5개주는 루터를 기념해 매년 10월31일을 공휴일로 기린다. 과거 분단 시절 동독이었던 동부 지역은 종교가 없는 주민이 다수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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