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을 공부하다 보면 다른 인체 부위와 구별되는 독특한 점들이 학문을 더 흥미롭게 합니다. 저는 이전에 생명공학을 전공하며 동, 식물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분자나 시스템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과정을 많이 접해왔습니다. 치의학 분야에도 자연의 지혜를 적용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과제들이 많다고 느꼈고, 이러한 열정은 저를 치과대학으로 이끌어 현재 치의학도로서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가장 흥미로웠던 점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치아 맹출의 비밀
인간의 치아는 영구치 맹출 이후 재생되지 않지만, 일부 동물들은 치아를 계속해서 교체하거나 성장시킵니다. 상어는 대표적인 예로, 손상된 치아를 치아판(dental lamina)의 지속적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치아로 대체합니다. 이러한 점을 사람의 치아에도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더 탐구해 본다면 치아의 재생에 큰 발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쥐와 같은 설치류의 앞니는 지속해서 자라며, 귀여운 설치류를 떠올리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음식을 갉아먹으며 마모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악어는 잃어버린 치아를 새로 교체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설치류의 지속적인 맹출이나 악어의 치아 교체 메커니즘이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면, 사람의 노년기 치아도 건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치은, 놀라운 재생의 비밀
치은 조직은 다른 조직에 비해 뛰어난 재생 능력을 보여줍니다. 치은에는 조직 특이적 줄기세포(epithelial stem cells 및 mesenchymal stem cells)가 풍부하게 존재하여 상피와 결합조직을 빠르게 재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치은 상피는 바닥층에서 활발한 세포 분열이 이루어지며, 새로운 세포가 빠르게 분화하고 손상된 부위를 복구합니다. 또한 높은 혈관 밀도는 산소와 영양공급을 풍부하게 해주며, 손상 부위로의 세포 이동과 면역 반응을 도와 빠른 치유를 가능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치은의 상피세포는 치주 결합조직에서 생성되는 TGF-β, VEGF와 같은 성장인자로 인해 재생이 이루어집니다. 치은의 상처 회복 메커니즘을 다른 피부에도 적용한다면, 훌륭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턱관절, 복잡한 구조 속의 조화
턱관절(temporomandibular joint, TMJ)은 다른 관절과 구별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재생과 치료가 더 까다롭습니다. 턱관절은 이중 관절 구조로, 한쪽 관절이 움직일 때 다른 쪽 관절도 동시에 쌍을 이루어 움직입니다. 좌우가 함께 움직여 대칭성과 저작 효율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다른 관절은 회전이나 직선 운동 중 하나만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턱관절은 회전 운동(rotational movement)과 활주 운동(translational movement)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복합 운동 덕분에 저작, 발음, 하품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합니다. 관절디스크의 존재도 흥미로운 점입니다. 관절면 사이에 위치한 관절 디스크(articular disc)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 운동을 매끄럽게 합니다. 턱관절의 재생 치료에서는 조직학적 재생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회복도 필수적이어야 하고,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운이 좋게도 궁금했던 점들을 전공 과정에서 배우고, 더 궁금한 점은 연구로 진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생 연구자로서 많이 배웠고, 또 2024년 전국학생학술경연대회에도 참가해 탐구한 내용을 발표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고, 대상이라는 큰 상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치의학에 대한 열망을 잊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탐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