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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가 가뭄·고온 등 이상기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확량 감소가 점쳐지면서 이로 인한 국제 밀값 상승 우려가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인도의 밀 주산지인 북서부지역 강우량은 평년 대비 80% 가까이 감소했다. 이 지역의 올 1월 기온은 1901년 이후 세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밀 생산량이 많은 인도는 통상적으로 밀을 10∼12월 파종하고 이듬해 3월 수확을 시작한다. 수확 직전(1∼2월) 기상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낮 기온이 30℃를 돌파하면서 수급불안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은 고온으로 밀 광합성이 감소하고 꽃눈 형성이 방해받아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산제이 싱 우타르프라데시 농업연구위원회 사무국장은 “최근 인도 북부인 우타르프라데시주 동쪽지역에서 최저기온이 15℃를 넘었다”며 “밀은 최저기온이 15℃ 이하로 유지돼야 하는데 평년보다 더운 날씨로 밀 작물체 높이가 정상 수준의 절반(70∼80㎝)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업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의 수석 기상학자인 도널드 키니는 “적어도 3월까지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지 농업 관련 회사들은 기상 예보대로 날씨가 이어지면 수확량이 전년 대비 20%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인도 농업부에 따르면 인도 국내 밀 재고량은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밀 도소매업체의 보유량을 제한하는 등 시중 가격 상승 통제에 나섰다. 도매업체 재고 한도는 종전 1000t에서 250t으로 75% 낮아졌고 소매업체는 20% 감소한 4t만 보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현지 밀값 상승을 막기 위해 40%인 수입 관세를 없애거나 낮춰 밀 수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제 밀 재고가 인도로 흘러들어간다면 국제 밀값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