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구글과 게임사 4곳 공정위에 신고
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컴투스 해당
구글에 게임 독점 출시 댓가로 뒷돈 받았단 의혹
신고당한 게임사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 안해"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등 국내 대형 게임사 4곳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독점 출시하는 조건으로 구글로부터 현금성 및 비현금성 대가를 받아 왔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는 서울 종로구 혜화 경실련 강당에서 구글과 게임 4사의 인앱결제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국내 4개 게임사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대가를 지급받으며 불공정 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의 근거는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제출된 구글 내부 문서 등이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게임사 4곳은 2019년 8월쯤 구글의 조건부 지원 전략인 '프로젝트 허그' 계약을 체결했다.
혜택으로는 수익 일부를 돌려주는 현금성 지원과 앱 마켓 광고 첫 화면 상단 노출, 마케팅 지원 등이 포함됐다. 프로젝트 허그 계약은 국내외 대형 게임사 20곳이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광고를 따내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게임사는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며 "하지만 4개 게임사는 이와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광고 분배를 받았고, 이는 게임사 간 공정한 경쟁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4개 게임사가 2018년 진행된 공정위 조사를 통해 구글의 조건부 지원이 위법하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구글에 협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구글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에 자사의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 출시를 못하도록 방해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 명령을 부과한 적 있다.
이들은 구글 내부 문서에 언급된 각사 지원 규모를 근거로 4개 게임사가 구글로부터 총 5억6400만달러의 혜택을 받았다고 추산했다. 문서가 작성된 2019년 8월 8일 기준 환율(달러당 1214.5원)을 적용하면 약 6850억원 규모다. 게임사별 과징금으로 엔씨소프트 271억원, 넷마블 178억원, 컴투스 79억원, 펄어비스 7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방효창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러한 방식으로 4개 게임사가 구글이 30%에 달하는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와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미국과 같은 수준인 4~6% 수준으로 인해할 것을 촉구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대해 4개 게임사들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며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 해당 주장이나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