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시신엔 뇌 빠져있었다…“자연사” 멕시코 충격 부검 ④

2025-04-15

부검의 세계: 죽은 자의 증언

4화 : 멕시코 교민의 억울한 폭행 사망 사건

머나먼 남미 이국 땅에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의 애절한 이야기다.

형수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형이 지금 많이 안 좋대요.

2019년 1월 3일 자정을 갓 넘긴 시각, 멕시코 동북부에 위치한 누에보레온주(州)의 최대 도시 몬테레이. 남편(당시 34세)과 친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남편이 귀가하지 않아 걱정하며 여러 통의 전화를 이곳저곳에 돌렸던 터였다.

돌아가신 것 같아요….

도대체 지금 무슨 소리예요?

“지인들을 만나 술 한잔 하고 오겠다”며 나간 남편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몬테레이는 기아차 멕시코 현지 공장과 수십 개의 한국 기업이 있는 도시로, 3200여 명의 교민이 산다. 남편은 태권도 사범이었다. 멕시코로 간 건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가 될 수 있다는 제안 때문이었다. 남편은 부족한 스페인어와 현지 적응을 위해 2018년 그곳에 도장을 열었다. 교민 자녀도 있었지만 대부분 멕시코 아이들을 가르쳤다. 활달하고 잘 웃는 남편은 멕시코 아이와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2주 뒤가 둘째 딸 돌이었다. 해외라 조촐하게 하자고 남편과 얘기했다. 맏아들은 새해 네 살이 됐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지난 4월 12일, 현재는 한국에 거주 중인 부인 G씨(현재 39세, 사건 당시 33세)와 어렵게 전화 인터뷰가 성사됐다. 그녀는 되살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렸다.

감정을 누르며 말하는 목소리가 슬펐다. 부인은 한국을 떠난 걸 그날 처음 후회했다.

사건은 교민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벌어졌다. 그날 밤 10시30분, 남편 김씨는 평소 가까이 지내던 한국 업체 주재원 A씨, 멕시코 영주권 소유자인 교포 B씨와 함께 노래방에 갔다. 저녁 자리에서 세 명 모두 꽤 취한 상태였다. 11시쯤 김씨와 노래방 점주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두 사람이 김씨를 말렸고 이 과정에서 A씨가 김씨를 몇 차례 가격했다. 11시27분, 김씨가 노래방 바깥 통로 난간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을 거뒀다. 사망 시간 0시.

부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A씨는 말리려고 뺨 몇 대 때렸을 뿐인데 남편이 왜 사망한 건가. 남편은 잔병치레 한 번 해본 적 없는 건강한 남자였다.

수사는 멕시코 현지 경찰 소관이었다. 노래방 CCTV 확인과 멕시코 당국의 부검이 시작됐다.

# 1. CCTV로 드러난 폭행

CCTV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A씨는 김씨의 왼쪽 뺨을 후려치고 있었다. 11시10분쯤이다. 순간 김씨의 얼굴이 돌아가며 오른쪽 뒤통수가 벽에 부딪혔다. 김씨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김씨를 말리기 위해 한두 대 뺨을 때린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폭력의 강도는 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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