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년만에 보급형 '아이폰16e'...휴대성 좋지만 가격은 부담

2025-03-17

아이폰16e는 애플이 3년 만에 내놓은 보급형 제품이다. '아이폰 SE'라는 이름 대신 'e'를 붙여 정식 시리즈 라인업에 포함했다. 공개 당시 애플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가장 저렴한 모델로 큰 주목을 받았다.

약 일주일간 사용해 본 아이폰16e는 '그저 그런' 스마트폰 중 하나였다. 6.1인치의 디스플레이와 167g의 무게에서 오는 그립감, '카툭튀'(카메라가 돌출된 현상)가 없는 후면을 제외하면 뚜렷한 강점을 찾긴 어려웠다.

성능 자체는 애플의 '기본기'가 잘 녹여졌다. 배터리 사용 시간의 경우는 아이폰SE3세대는 물론 아이폰16 일반 모델을 뛰어넘은 수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이폰16e 배터리 자체 용량(3961mAh)이 아이폰16(3561mAh)보다 큰 점을 감안해도 사용 시간이 상당히 늘었다. 실제 일주일 동안 유튜브 시청과 음악 감상, 모바일 게임 등을 즐기면서도 배터리가 바닥이 날 정도의 일은 겪지 않았다. 애플에 따르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6시간 동안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문제는 성능이 아니라 기능이었다. 상당수 실용적 기능이 빠졌다. '맥세이프'가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아이폰12시리즈부터 도입한 애플 자석 기반 무선충전 규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디지털 지갑 서비스 '삼성월렛'처럼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용하는 기능 중 하나다. 집이나 출퇴근 길 자동차 거치대에 걸어두면서 편하게 무선 충전을 하고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했다.

아이폰14(프로·프로맥스)부터 도입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도 빠졌다. 대신 그 자리에 호불호가 강하던 'M자 탈모' 노치를 적용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사용자 편의 기능을 극대화해 이용자 호평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

가격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더 남는다. 128GB모델은 99만원, 256GB모델은 114만원, 512GB모델은 144만원이다. 경쟁사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5(256GB)의 115만5000원과 비교해 1만5000원 정도 저렴하다. 아이폰SE 3세대(59만원)보다는 40만원 가량 비싸다. 아이폰16 일반 모델(256GB)가격 차는 40만원에 불가하다.

애플은 아이폰16e에 대해 '새로운 아이폰. 놀라운 실속',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한 탄생'이라고 소개한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이라는 의미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직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았고, 아이폰16e는 실용적인 기능이 대거 빠진 제품이다. 또 저렴한 편도 아니다. 애플이 강점으로 내세운 배터리 사용 시간은 충전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아이폰16e는 신제품 출시를 위해 급하게 만든 제품인 수준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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