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 즐긴 이사장 사퇴하라" 잠잠하던 신보, 무슨 일?

2025-11-13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초호화 해외 출장 논란으로 신보 조직 내부에서 외유성 출장 비판을 받고 있다. 신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직원 복지를 줄인 가운데, 최 이사장의 해외출장비가 이미 윤대희 전 이사장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 노조는 외유성 출장을 비판하는 동시에 정부에 조속한 신임 이사장 선임을 요청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 노조는 최근 외유성 출장 논란을 계기로 최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동시에 신임 이사장 선임을 촉구하고 있다.

금융노조 신보지부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3년간 직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해외 출장을 줄곧 다니며 펑펑 써댄 돈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우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피와 땀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었다"며 "평생을 나라 곳간을 지키는 공직에 몸담았던 자가 잘못된 내부 기준에 편승해 직원 눈높이와 국민 정서는 생각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탈을 일삼아 왔다"고 비판했다.

외유성 출장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잦은 해외출장과 초호화 호텔 숙박 때문이다. 앞서 한 언론사는 최 이사장이 해외 출장 중 내부 규정 상한의 4배를 넘는 5성급 고가 호텔 스위트룸(120만원 상당)을 이용했으며, 총출장비는 전임자 대비 2배에 달하는 약 4억 3000만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달 23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최 이사장의 잦은 해외출장, 과도한 비용 지출, 한도 없는 여비 기준 등을 문제로 질의했다. 이를 두고 최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신보 노조는 이사장의 행보를 감시할 조직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보 노조는 "상임감사 및 이사, 비상임이사, 주요 부서장 등 경영진은 올곧은 목소리를 내고, 기관장의 독단을 견제하고 건전한 경영을 유지할 책임이 있는 핵심 인물들이다"며 "이사장의 일탈이 지속되는 동안, 이들은 맡은 책무를 저버리고 침묵하거나 심지어 동조함으로써 기관장의 전횡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와 직원들은 그동안 이러한 조짐에 대해 수차례 깊은 우려를 표하고 개선을 촉구했지만, 이를 외면한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직무유기에 가까운 중대한 과오다"며 "이사장의 잘못된 행위를 막아내지 못한 경영진은 이 사태가 터지기까지의 침묵과 방조에 대한 본질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경영진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감시체계 구축 및 관련 규정 개정 등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 조속한 신임 이사장 선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한국산업은행에 이어 한국수출입은행도 내부출신 신임 행장들을 연이어 선임했는데, 신보도 새 이사장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내년 정기 인사를 앞둔 만큼, 신보도 조속히 새 이사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최 이사장은 지난 2022년 8월 취임했으며, 올해 8월 3년 임기를 마친 상황이다.

고광욱 신보지부 위원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지금,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신용보증기금 또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새로운 이사장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실추된 도덕성과 청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보가 당면한 고질적인 순환근무 문제와 법적 소송 리스크, 업무량 증가와 불합리한 인사제도, 과도한 의전문화 등을 해결하고 조직의 경쟁력과 혁신을 이끌 전략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대통령실과 금융위원회는 더 이상 신보 조직을 불신과 무기력의 늪에 방치하지 말고, 조직 구성원들의 간절한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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