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일부 승소→원고 패소→상고 기각
"전광훈은 공적 인물…초상권 침해 아냐"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교회의 정치적 보수화 경향을 비판하는 강연을 하며 전 목사의 사진을 게시한 행위는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전 목사가 남재영 기독교대한감리회빈들공동체교회 목사와 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남 목사는 2022년 9월경 '교회개혁 무기순환강좌'라는 제목의 강좌를 열면서 교회 건물에 강좌 홍보 현수막을 게시했다. 해당 현수막에는 전 목사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OUT'이라는 붉은색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이를 본 전 목사는 "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기 위한 악의적 불법행위로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남 목사와 교회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남 목사 측은 "원고는 공적 인물 또는 유명인의 지위에 있어 사회활동 등에 관한 사진이 일반에 노출되는 것을 어느 정도 수인해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주도한 종교단체의 정치적 보수화 경향을 비판하는 강연을 열고 이 강연을 홍보하고자 사진을 게시한 것"이라며 "사회통념상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초상권 침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은 남 목사 등이 전 목사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이 사건 사진 게시 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여러 활동과 정치·이념적 의견표명 등으로 인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속적으로 각종 언론을 포함해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의 대상이 된 사람으로서 일반인과 비교해 초상권과 개인생활 등 원고 개인의 사적 영역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수인해야 할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공적 인물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인으로서 원고의 종교적 또는 정치적 사상은 이미 대중의 공적 관심사가 됐다고 보기 충분하며 피고들이 원고 초상에 관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은 강연을 열고 원고가 주도한 교회의 보수화 경향을 비판하려 했는데 이는 피고들이 같은 종교 내 다른 교파, 교인에 대한 종교적 비판으로서 헌법상 보장돼야 하는 종교적 표현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사진 게시 행위는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의견 표명으로 원고의 초상권을 위법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