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전국 산단 영세 제조업체 229곳 감독결과 발표
아리셀 참사 후속조치…불법파견 87곳·임금 12억 체불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전국 산업단지 영세 제조업체 229곳 가운데 190곳(83%)에서 최근까지도 불법파견·임금체불·비정규직 차별 등 기본적 노동권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실시한 전국 산업단지 영세 제조업체 229곳(원청 115곳·하청114곳) 대상 불법파견 등 노동권 준수 여부 감독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감독은 지난해 6월 발생한 경기 화성 아리셀 참사의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당시 사망자 23명 가운데 20명은 하청업체 소속이었고, 외국인은 18명에 달했다.
감독 결과 229곳 가운데 190곳에서 948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불법파견은 87곳에서 884명 대상으로 134건 적발됐다. 무허가 파견은 73곳(836명), 파견대상 업무 위반은 14곳(4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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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파견은 원·하청이 외형상 도급계약을 맺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원청이 하청근로자를 직접 지휘하는 등 사실상 파견근로자로 대하는 일을 말한다. 파견대상 업무 위반은 인력 확보 사유가 없는데도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다.
정부는 불법파견이 적발된 원청 24곳에 파견근로자 884명을 직접고용하도록 시정조치했다. 이 중 직접고용을 거절하거나 연락이 두절된 근로자를 제외하고 312명에 대한 직접고용이 완료됐다. 직접고용 거절 사유는 원청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으로 조사됐다.
그간 불법파견 논란이 있던 화성 사고 기업의 모기업은 감독 결과 1차 협력업체에서 불법파견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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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은 법 위반 항목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번 감독을 통해 적발된 규모를 보면 118곳에서 1451명 대상으로 215건 발생했다. 이 중 107곳이 연장근로나 연차수당 등 10억7800만원을 미지급했고, 42곳은 퇴직급여 1억6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2곳에서는 최저임금 미지급액 400만원이 적발됐다.
불합리한 차별 대우는 13곳에서 확인됐다. 이들 13곳에서는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 39명에게 명절상여금·식대 등 2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2곳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12명의 명절상여금을 800만원 적게 지급했다. 1곳에서는 여성근로자 2명의 가족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163곳에서 근로계약서 미작성,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기타 노동법 위반이 적발됐다.
고용부는 불법파견 적발 원청 사업주와 파견근로자 대상 심층 면담을 실시, 불법파견 해소를 위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경기·물량 변동에 따른 유연한 인력 운영 필요성, 직접채용 여력 부족 등으로 파견근로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한 다양한 인력공급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파견근로자는 "원청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되면 쉽게 이직·퇴직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직접고용보다는 근태가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임금 수준이 더 중요하다"며 "하청업체 근로자 실질 임금이 더 향상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고용부는 전했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