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모양, 바퀴 하나도 이착륙 최적화
블랙박스 위치까지 비행기 곳곳 뜯어봤죠
오늘날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날아갑니다. 비행기는 어떻게 수백 명의 사람과 짐을 지구 반대편까지 실어나를 수 있을까요. 또 비행기 내·외부의 여러 부분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비행기에 대한 여러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인류의 하늘 개척 역사는 곧 항공·우주 과학기술의 역사입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박물관(이하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우주 분야와 관련된 여러 과학·기술을 보다 친근하게 알리고자 2004년 개관했어요.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트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박물관 내부 항공·우주 관련 여러 콘텐트 관람입니다. 두 번째는 박물관 건물 옆 약 500평의 옥외 전시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교통부에 등록된 민간항공기 L-16, 공군에서 훈련기로 사용했던 T-37 제트기 등을 만나는 거죠. 세 번째는 호기심 많은 소녀가 귀여운 캐릭터 마하와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마하랑 피트의 수도 Song 세계일주', 네 번째는 22년간 대한항공에서 운항한 A300 항공기 내외부 관람 등이죠. 이외에도 항공·우주 과학기술과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에 가다
곽준혁·윤보영·이주호 학생기자는 비행기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박물관 1층에 전시 중인 항공 관련 콘텐트 및 야외 전시장에 있는 A300을 살펴보러 갔어요.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 전상빈 매니저와 솔롱고 도슨트가 박물관 입구에서 이들을 맞이했죠.
우리는 공항에서 승객이 탑승하는 여객기를 지칭할 때 항공기와 비행기라는 단어를 혼용하지만, 법적으로 이 둘의 의미는 차이가 있어요. 항공안전법 제2조를 보면 "항공기란 공기의 반작용으로 뜰 수 있는 기기"입니다. 공기의 반작용으로 뜬다는 건 공기를 밀어서 뜬다는 걸 의미해요. 항공기에는 비행기·헬리콥터·비행선 및 글라이더와 같은 활공기 등이 포함됩니다. 우리가 공항에서 타는 여객기는 항공기 중에서도 날개와 동력장치를 가진 비행기죠.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2조에 따르면 사람이 탑승하는 비행기는 최대이륙중량이 600kg 이상이어야 하며, 조종사 좌석을 포함한 1개 이상의 탑승좌석, 동력을 일으키는 1개 이상의 발동기(엔진)를 갖춰야 해요.

사람이 여행을 위해 항공기를 이용한 건 116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최초의 상업적 여객 수송은 독일의 체펠린이 1909년 설립한 도이치 비행선주식회사(DELAG)가 그 시작인데, 이때 사용한 항공기는 비행기가 아니라 비행선이었습니다.
오늘날 여객을 태우는 비행기 시장은 크게 미국의 보잉사와 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양분하고 있어요.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는 기종 이름을 붙이는 규칙이 달라요. 비행기의 기종을 흔히 B737, A320 등으로 지칭하는데요. B로 시작하면 보잉사, A로 시작하면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비행기예요. 숫자도 의미가 있습니다. 보잉사의 경우 여객기 기종의 숫자는 대부분 7로 시작하며, 가운데 숫자는 개발 순서를 뜻해요. B737보다 B777이, B777보다 B787이 더 나중에 개발된 기종이란 뜻이죠. 에어버스의 경우 숫자가 3으로 시작하고, 가운데 숫자는 비행기의 크기를 말해요. 기종의 숫자가 커질수록 비행기의 크기도 커지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A330은 A320보다 기체가 크고, A340은 A330보다 더 크죠. 참고로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펴본 A300은 이러한 규칙이 적용되기 전에 제작된 기종이에요.

그렇다면 가장 근본적인 호기심부터 해결해볼까요. 주호 학생기자가 "비행기는 어떻게 날 수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솔롱고 도슨트가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에 관해 설명한 전시 파트로 소중 학생기자단을 데려갔죠.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는 4가지 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비행기의 무게로 인해 아래쪽으로 발생하는 중력, 비행기가 위로 뜨는 힘인 양력,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추력, 추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항력이죠. 하늘을 날려면 중력보다 양력이 커야 합니다."(솔롱고)

솔롱고 도슨트가 비행기의 날개를 수직으로 자른 단면인 에어포일(Airfoil)을 보여줬어요. 비행기 날개의 앞부분에는 공기와 부딪히는 면이 있었죠. 또 윗면은 볼록하고, 아랫면은 평평한 형태였습니다. 이런 모양의 날개와 바람이 만나면 날개 윗부분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은 빨라서 압력이 낮아져요. 반면 날개 아랫부분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은 느려서 압력이 증가하죠. 그러면 윗면의 공기와 아랫면의 공기 사이의 압력차가 생기고, 비행기를 위로 뜨게 하는 힘인 양력이 발생해요. 비행기가 활주로를 질주하다가 어느 정도 양력이 생기면 앞머리 부분을 살짝 위쪽으로 드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륙을 위해 필요한 양력을 더 많이 발생시키기 적합한 각도를 형성하는 거죠.
설명을 듣던 준혁 학생기자가 "양력이 잘 작용하려면 비행기가 최대한 가벼워야겠네요"라고 말했어요. 전 매니저가 "그래서 과거에는 비행기의 동체와 날개를 제작할 때 경량화를 위해 강하고 가볍게 개량된 알루미늄인 두랄루민이란 금속을 많이 사용했어요. 요즘에는 두랄루민보다 훨씬 더 가벼운 탄소섬유(Carbon Fiber)를 사용하죠"라고 설명했죠. 경량화 외에도 비행기는 기압·온도차가 큰 지상과 하늘을 수시로 오가고, 한 번 만들면 수십 년을 사용하기 때문에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소재로 비행기를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추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행기 엔진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전 매니저와 함께 옥외 전시장에서 보잉사의 B777에서 사용한 PW4098 터보팬 엔진을 살폈죠. B777과 같은 여객기용 비행기가 주로 사용하는 터보팬 엔진은 터보제트 엔진에 엔진을 통과하는 공기량을 증대시켜 출력을 높이고자 팬을 추가한 겁니다. 터보제트 엔진은 공기 흡입·압축·연소·배기 네 단계를 거쳐 추력을 얻어요. 공기는 연소되면 팽창하는 성질이 있죠. 그래서 최대한 많은 공기를 흡입해서 압축한 뒤, 연료로 연소시키면 공기가 팽창한 뒤 엔진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날아갑니다. 그런데 터보제트 엔진은 고속에서는 연비가 우수하지만, 저속에서는 연비가 떨어지고 소음도 심해요.
PW4098 터보팬 엔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거대한 팬 뒤에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터보제트 엔진이 보였죠. 터보팬 엔진에 달린 팬으로 훨씬 더 많은 공기를 엔진에 유입하고, 유입된 공기는 연소실이 있는 엔진 코어뿐 아니라 엔진 코어 바깥으로도 흘러가요. 즉, 연소한 공기와 연소하지 않은 공기를 모두 배기구를 통해 비행기가 날아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내뿜어 추력을 얻는 거죠. 그래서 터보팬 엔진은 터보제트 엔진보다 연비가 더 좋고, 소음도 적습니다.


이제 에어버스사의 A300을 살펴볼 차례. A300은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약 22년간 운항한 후 2022년 한국항공대학교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기증됐죠. 터보팬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 비행거리는 6121km, 순항 시 속도는 840km/hr였던 기종입니다. 전 매니저가 A300의 외부 중에서도 아랫부분을 먼저 소개했어요. "비행기의 앞쪽 아래와 양쪽 날개 아래에 각각 바퀴가 있죠. 이걸 랜딩기어라 해요. 앞쪽에 있는 랜딩기어는 비행기의 코에 있는 바퀴라 해서 노즈 랜딩기어라 하고, 양쪽 날개 아래 있는 랜딩기어들은 비행기 전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메인 랜딩기어예요."
비행기는 이륙하고 나면 공기저항을 줄이고, 비행 중 랜딩기어 보호를 위해 이들을 접어서 수납합니다. 랜딩기어 위에는 각각 수납용 공간이 있죠. 노즈 랜딩기어를 지나면 보이는 양 날개 옆에 있는 메인 랜딩기어는 비행기 전체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므로 노즈 랜딩기어보다 훨씬 크기가 커요. "메인 랜딩기어 바퀴의 중앙을 자세히 살펴보면 촘촘한 구멍 안에 선풍기 날개 같은 팬이 있어요. 비행기는 착륙할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메인 랜딩기어에 설치된 브레이크를 밟는데, 그럼 안에 있는 브레이크 패드가 마찰열로 인해 뜨거워지죠. 그래서 착륙을 마치고 조종석에서 브레이크 팬 버튼을 눌러주면 이 팬이 작동하면서 바퀴 안의 뜨거운 공기를 빼내요."(전)

비행기의 날개도 살펴봅시다. 먼저 비행기 동체 양옆에 달린 주날개부터 알아봐요. 주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고 좌우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요. 주날개 뒤에는 착륙·이륙 시 펼쳐 날개의 면적을 넓혀서 생긴 공기 저항을 이용해 비행기의 속도를 줄이거나, 양력을 키우는 고양력장치(Flap)가 있어요.
자동차는 핸들을 돌려 바퀴의 방향을 조절해 방향 전환을 하죠. 비행기는 3개의 조종면을 이용해 방향전환을 해요. 첫 번째로 주날개 뒤에 있는 보조날개(Aileron)는 비행기가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롤링(Rolling) 운동을 할 때 써요. 보조날개는 조종간(Yoke)으로 조작합니다. 조종간을 왼쪽으로 기울이면 왼쪽 도움날개가 올라가고, 오른쪽 도움날개가 내려가면서 양력의 차로 비행기는 왼쪽으로 기울어요. 조종간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죠.
또 비행기의 꼬리 부분을 보면 양옆에 가로방향으로 뻗은 삼각형 형태의 수평꼬리날개가 있죠. 수평꼬리날개 뒷부분에는 비행기 앞부분을 위아래로 움직여 고도를 바꿀 때 쓰는 승강타(Elevator)가 붙어있어요. 승강타는 조종간을 당기거나 밀면서 조종해요. 조종간을 당기면 승강타가 올라가면서 비행기의 머리 부분이 들려 비행기가 상승해요. 반대로 조종간을 밀면 승강타가 내려가면서 비행기의 머리 부분도 내려가서 하강합니다.

수평꼬리날개 위에는 직각으로 선 삼각형 모양의 수직꼬리날개가 있어요. 수직꼬리날개 뒷부분에는 비행기의 방향을 좌측 혹은 우측으로 향하게 할 때 사용하는 방향타(Rudder)가 붙어있죠. 방향타는 양발로 조종하는 러더페달(Rudder Pedal)을 밟아 조작해요. 좌측 러더페달을 밟아 앞으로 밀면 방향타가 왼쪽으로 굽어져 비행기의 머리 부분도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요. 반대로 우측 러더페달을 밟으면 비행기 머리 부분도 우측으로 향하면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죠.
비행기의 연료인 항공유를 보관하는 탱크는 비행기의 주날개에 있어요. 원유를 가열하면 기름마다 끓는점이 다르죠. 예를 들어 경유의 끓는 점은 220~250°C이고, 가솔린(휘발유)의 끓는점은 40~75°C예요. 비행기의 연료로 사용하는 등유의 끓는점은 150~240°C죠. 항공유는 낮은 기온에서도 얼지 않고, 연소성이 좋고, 발열량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등유에 여러 첨가제를 섞어서 만들어요. 또 A300의 왼쪽 주날개 부근에는 비행하면서 생긴 화장실의 오물을 보관하는 탱크 자리인 토일렛 서비스(Toilet Service), 오른쪽 주날개 부근에는 승객의 짐을 보관하는 화물칸 입구가 있었죠.

약 22년간 운행한 A300으로 알아보는 비행기 구조
날아가는 비행기 주변에 흐르는 공기에는 두 가지 압력이 존재해요. 사람이 바람을 온몸으로 마주쳐서 맞을 때와 옆으로 비껴 서서 맞을 때 느껴지는 바람의 힘이 다르죠. 이처럼 날아가는 비행기 앞으로 직접 마주쳐오는 공기의 압력과 옆으로 스쳐가는 공기의 압력도 다릅니다. 비행기의 속도가 빠를수록 마주쳐서 오는 공기의 압력은 옆으로 스쳐가는 공기의 압력에 비해 더 커지죠.
비행기에는 이 원리를 이용해 속도를 계산하기 위한 장치가 있어요. 먼저 비행기 앞쪽 아래에 있는 피토관(Pitot tube)은 비행기의 반대 방향에서 마주쳐 오는 공기의 압력을 측정하는 장치예요. 오른쪽 주날개 근처에 있는 정압포트(Static port)는 비행기를 스쳐가는 공기의 압력을 감지하기 위해 비행기의 옆부분에 있죠. 정압포트에는 기장을 의미하는 CAPT, 부기장을 의미하는 F/O, 두 개의 포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보조용 포트를 의미하는 STBY라고 적힌 구멍이 3개가 있어요. 여객기용 비행기는 기장과 부기장이 함께 조종석에 앉아 조종하는데, 이들은 각자의 포트를 통해 측정된 공기의 압력을 보고 비행기의 속도값을 알 수 있어요.

비행기의 외부를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동체의 내부 구조를 보기 위해 직접 들어갔습니다. 먼저 기장과 부기장이 탑승하는 조종석(Cockpit)인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조종실에서는 조종간을 조작해 승강타와 보조날개를, 러더페달을 이용해 방향타를 움직여요. 또 스로틀(Throttle)로 엔진 출력을 조절해 비행기의 속도를 조절하죠. 조종석 계기판에서는 비행기의 속도·고도·방향·기울기·연료량 등 비행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조종석 뒤에는 비행기를 운항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가 모인 항공전자장비실이 있는데요. 원래는 비행기 바닥에 가려 안 보이지만, 항공대 야외 전시장에 있는 A300은 유리바닥을 통해 항공전자장비실을 볼 수 있었죠. 이곳에 있는 컴퓨터가 꺼지면 운항을 못 하기 때문에 비행 중에는 조종사도 들어가지 않는 곳이에요. 주호 학생기자가 "여객기에서는 이러한 각종 조종기기·통신장치와 조명은 물론 좌석별로도 전원 공급이 이뤄지는데, 필요한 전력은 어떻게 얻나요"라고 질문했어요.

"비행기가 공항에 있을 때는 공항에서 그라운드 파워 유닛(GPU·Ground Power Unit)이라 불리는 외부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아요.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을 때는 엔진 드라이븐 제너레이터(EDG·Engin Driven Generator), 즉 엔진으로 전기를 만들죠. GPU나 EDG가 모두 이용 불가능할 때는 비행기에 달린 보조엔진(APU·Auxiliary Power Unit)를 켜서 전원을 공급합니다. APU마저 이용이 불가능하면 비행기에 탑재된 배터리를 켜서 전원을 공급하죠."(전)
이제 비행기의 주방(갤리)을 살펴볼까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승객에게 제공하는 기내식은 미리 만들어둔 상태로 비행기에 싣고, 식사 시간이 되면 갤리에 있는 오븐으로 데워서 승객에게 나눠줍니다. 준혁 학생기자가 갤리 안을 살펴봤는데 커피머신·정수기·오븐 등이 있었죠. 특히 오븐에는 문 외에 걸쇠까지 이중잠금장치가 돼 있었어요. 기체가 흔들릴 때 오븐 안에 들어있던 뜨거운 음식이 쏟아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죠.
비행기 좌석은 일등석·비즈니스석·이코노미로 구분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펴본 A300은 원래 비즈니스 24석, 이코노미 242석이 있던 기종이지만 교육용으로 일등석을 다른 비행기에서 가져와 설치했어요. 보영 학생기자가 일등석에 앉아봤습니다.

"이 일등석은 코스모 스위트 1.0이라는 좌석인데요. 제작 비용만 하나당 약 2억5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해요. 비행기 하나당 일등석 좌석의 개수가 많지 않다 보니 좌석 하나당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죠. 비즈니스·이코노미석은 일등석에 비해 제작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그래도 좌석당 제작비가 수천만원이 들어요. 해당 좌석이 비행기에 싣기에 안전한지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참고로 승무원이 앉는 의자는 점프시트라 해요."(전)
비행기의 각 좌석 천장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산소마스크, 좌석 밑에는 구명조끼가 있죠. 보영 학생기자가 "비행기가 사고가 나면 블랙박스를 조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블랙박스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며, 어떻게 충격에도 잘 견디나요"라고 궁금해했습니다.
"비행기의 블랙박스는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Cockpit Voice Recorder)와 비행자료 기록장치(FDR·Flight Data Recorder)로 나뉘어요. CVR은 조종실 승무원 간의 대화, 관제기관과 승무원 간의 교신 내용, 항공기 작동 소리 및 경고음을 녹화해요. FDR은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작동상태를 기록해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써요. 아까 살펴본 A300 왼쪽 주날개 부근 토일렛 서비스 옆에는 Caution flight recorder here라고 적힌 곳도 있어요. 그곳이 블랙박스가 들어가는 위치입니다."(전)

블랙박스는 중력의 3400배 충격을 견딜 수 있으며, 최대 1100°C에서 10시간을 버틸 수 있죠. 또 블랙박스의 뒤에는 수중위치신호기가 달려 해저나 늪에 빠졌을 때도 잘 찾을 수 있도록 주파수를 보냅니다. 또한 블랙박스 표면은 눈에 잘 띄는 밝은 주황색이어야 해요.
지금까지 항공기의 정의부터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 비행기 기종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은 물론 비행기의 내·외부까지 구석구석 살펴봤어요.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류의 꿈은 최초의 항공기 등장 이후 빠르게 발전해 이제 하루 만에 지구 반대편까지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죠. 앞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갈 때면 오늘 배운 비행기에 대한 여러 정보를 떠올려 보세요. 비행기 안에만 갇혀 있어야 한다고 여겼던 긴 시간이 훨씬 재미있어질 겁니다.

동행취재=곽준혁(경기도 안양덕현초 6)·윤보영(서울 가재울초 5)·이주호(서울 아주초 5) 학생기자
최초의 국산 항공기 창공-91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5인승 경비행기 창공-91은 우리나라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도면 등 형식승인 및 감항증명(비행허가)을 받은 최초의 국산 항공기예요. 1991년에 선뵌 창공-91은 당시 과학기술처에서 국산 비행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대한항공·삼선공업·한국화이바가 함께 만든 한국항공우주연구연합에 지원금을 지급해서 만들었어요.
항공기의 국적기호와 등록기호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주민등록번호를 갖듯이, 세계 모든 항공기는 비행하려면 특정 국가에 등록해 국적기호와 등록기호를 부여받아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펴본 A300의 국적기호 및 등록기호는 HL7240입니다. 왼쪽 사진에서 보듯 꼬리날개에 쓰여있죠. 대한민국 항공기의 국적기호는 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할당한 HL로 표시합니다. 국적기호 뒤에 오는 등록기호를 부여하는 기준은 '항공기 및 경량항공기 등록기준'에 명시돼 있어요. 이에 따르면 항공기 등록기호는 먼저 해당 항공기를 비행기·활동기·비행선·무인항공기 등으로 구분한 뒤, 발동기(엔진) 종류 및 장착 수량에 따라 부여해요. 앞서 터보팬 엔진은 터보제트 엔진에 커다란 팬을 부착한 형태라고 했죠. 그래서 항공기 등록기호 기준에서 터보팬 엔진을 가진 비행기는 터보제트 발동기를 가진 비행기에 포함됩니다. 두 개의 터보팬 엔진을 가진 HL7240는 터보제트 발동기를 가진 비행기 중에서도 쌍발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2개의 터보제트 발동기를 가진 비행기'를 의미하는 숫자인 7200~7299, 7500~7599, 7700~7799, 8000~8099, 8200~8299, 8300~8399, 8500~8599, 8700~8799 중 하나에 해당하는 번호인 7240을 등록기호로 부여받은 겁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그간 저는 비행기는 이동 시에 빠르고 편리하게 멀리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과 A300 취재 이후에는 비행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죠. 비행기가 어떻게 뜨는지, 비행기란 교통수단의 시작과 발전된 미래는 물론, 비행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정말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가족과 여행할 때 오늘의 취재를 떠올리며 비행기를 보다 관심 있게 보게 될 것 같아요.
곽준혁(경기도 안양덕현초 6) 학생기자
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에서 항공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어요. 실제 비행기인 A300에 직접 들어가 보고, 박물관 내·외부에 전시된 다양한 비행기를 살펴보면서 비행기에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깨달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비행기의 기종 이름과 항공기 국적·등록기호가 각각의 기준에 따라붙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보잉은 개발된 순서대로 번호가 붙여지는 경향이 있고, 에어버스는 기체의 크기에 따라 번호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앞으로 여행 갈 때 공항에서 항공기 이름과 번호를 보고 어떤 특징이 있는 기종인지 더 궁금해질 것 같아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블랙박스에 대한 정보였어요. 이름은 블랙박스지만 실제로는 사고가 났을 때 불이 난 후 잿더미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표면이 밝은 주황색입니다. 블랙박스는 1100°C 고온에서도 10시간 이상 버틸 수 있게 만들어졌고,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대화, 관제탑과의 교신, 항공기 작동 상태 등을 모두 기록한다고 해요. 이 장치 덕분에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하니 중요성을 크게 느꼈죠. 이제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그 구조와 기술, 작동 원리를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될 것 같아요.
윤보영(서울 가재울초 5) 학생기자
파일럿이 되고 싶은 꿈이 있어 한국항공대학교에 관심이 있던 차에 취재로 방문하게 되어 무척이나 설렜어요. 전상빈 매니저와 솔롱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비행기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을 자세히 알 수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죠. 또한 랜딩기어와 조종실 등 실제 대한항공 항공기로 사용된 A300의 내·외부를 살펴보면서 비행기에 숨은 수많은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의 개발로 인해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만큼 훗날 미래의 항공산업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많이 떨렸던 첫 취재를 마치니 학생기자 지원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직접 취재하니 항공 관련 다양한 질문도 할 수 있어 아주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이주호(서울 아주초 5)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