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분기 실적에서도 데이터센터 사업이 효자 역할을 하며,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 서비스 가입자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77억 달러에서 2032년까지 약 936억 달러(한화 약 129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26.8%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로 AI데이터센터는 최근 관련 업계에서 막대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지닌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업이나 공공 기관에 서버 공간을 임대하는 서비스를 통해 고정적인 임대료 수익의 기회를 가져다 준다. 또한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저장 공간, 연산 자원, 보안 솔루션 등을 판매해 안정적인 월 과금 기반의 매출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한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GPU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통신사들은 GPU 서버를 시간 단위로 임대하는 AI 인프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통신3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울산시에 국내 최대 규모인 100㎿급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1분기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10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918억 원)보다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울산 외에도 수도권 등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속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KT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KT클라우드는 그룹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24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성장했다. 특히 KT클라우드는 최근 경북 예천에서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준공식을 개최,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섰다. 이 센터는 정부의 지방 분산형 정책에 따라 경북도, 예천군청과 협력해 조성된 대표적인 민·관 협력 모델로, 총 수전 용량 10㎿, IT 용량 6㎿ 규모다. KT클라우드는 해당 시설을 기반으로 오픈스택(OpenStack)과 쿠버네티스(Kubernetes) 기반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기술 협력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러지와 액체 냉각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도 AI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1분기에는 873억 원의 데이터센터 매출을 기록했고, 2029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파주에 GPU 수용이 가능한 AI 특화형 고집적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착공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