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는 번창시 한 학년 학생 약 2천명, 4년의 전학생수 약 8천명의 탄탄한 학교였다. 의과대학을 품어서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받았고 대학병원 등 남원시 전체의 미래 발전 가능성에도 넓은 함의를 던져 주었다.
그러나 서남대는 우리나라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의대가 무너져 내린 슬픈 기록을 남겨야 했다. 마지막 숨을 거둔 3-4년의 과정은 홀대와 차별, 소외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일관한 정부의 무조건적인 학교 폐쇄 목적 집중과 그에 따른 철저화였다.
박근혜 정부는 2014-2017년의 3년 동안 교육경험이 없는 관선 총장을 보내 학교 폐교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장과 국무총리를 지내고 서울시립대로 간 고건 총장은 서남대를 인수하기 위해 인적·물적인 노력을 다하였으나 정부의 필사적 비협조와 압박으로 폐교 준비만 일사천리로 가속화시켰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작고)도 친전북 정서와 서울시립대를 국제적 명문대로 만들려는 희망과 의지를 갖고 의대를 편입시키는데 진력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전북도 그 호기를 무산시킨 것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
2017년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서남대 부활의 큰 기대를 걸었으나 막 취임한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제1성이 서남대 폐교였다.
폐교 후 문재인 정부가 남원에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공표하고 지금 7년이 되었다. 지난해 4월말 21대 국회가 끝나기 직전까지 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를 통과시킨 남원 공공의료교육대학의 상임위 통과를 절치부심하다 22기 국회로 바뀌었다.
남원 출신 박희승 의원이 복지위에서 법사위로 갈아타고 옛 복지위 시절의 상임위 동료들을 분기시키면서 법사위로 넘기는 법안을 길목에서 잡아 기필코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박의원은 할 것이다. 남원에서 낳고 엘리트 법관 코스를 지나 국회의원이 되어 제대로 일을 잡았다. 10여개 지역에서 공공의료대학을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이다. 서남대 비극이 그들을 극복하는 힘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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