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영(24·KIA)은 2025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승리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 투수인데 세이브보다 ‘패배’를 먼저 기록했다. 올시즌 두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27일 광주 키움전, 3-2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정해영은 1사에서 갑자기 공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루벤 카디네스와 송성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최주환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한 정해영은 후속 타자 전태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3실점 후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는 3-5로 패했고, 정해영은 패전 투수가 됐다.
2020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정해영은 데뷔 시즌부터 47경기(38.1이닝) 5승4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 3.29로 불펜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2021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아 64경기(65.1이닝) 5승4패 34세이브 평균자책 2.20의 성적을 거뒀다.
역대 최연소 30세이브(20세1개월27일) 기록이었다.


2022년 32개, 2023년 23개로 꾸준히 세이브를 쌓아나간 정해영은 지난해 4월24일 키움전에서 개인 통산 10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통산 100세이브 달성 나이(22세8개월1일)도 역대 최연소였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 31세이브를 올리며 데뷔 첫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마무리 투수는 한 차례 크게 넘어졌지만, 곧장 일어섰다. 키움전 대량 실점 후 8경기에선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세이브 6개를 수확해 김원중(롯데), 박영현(KT·이상 7개)에 이어 세이브 부문 3위에 올라있다. 13.5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도 2.61까지 낮췄다.
이범호 KIA 감독은 “20살 때부터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작년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렸던 선수”라며 “삼진 잡는 능력과 배포 등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속 150㎞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정해영은 올시즌 9이닝당 12.19개의 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직구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1점 차 상황에도 직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정해영의 장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블론이 나올 수 있고, 블론으로 인해 팀이 질 수도 있지만, 이기는 경기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 훨씬 많은 투수”라며 “자기 생각대로 몸 관리를 잘해서 팀이 이기는 상황에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올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